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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신생아…“베이비박스에 맡길 생각”
2021-12-22 19:31 사회

병상 부족 문제 때문에 산모와 갓 태어난 신생아들마저 갈 곳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구급차에서 출산한 산모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이번에는 확진자 산모가 갓 태어난 아기를 보낼 곳을 찾지 못해, 베이비 박스에 맡길 생각까지 해야했다는 기막힌 사연입니다.

김정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출산 예정일 열흘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모 씨.

방역당국에 입원할 곳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병상이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전 씨 / 코로나19 확진 산모]
"매일매일 중수본에 병상을 요청했지만 그동안 연락이 없었고, 나흘째 되던 날 연락이 왔는데 수도권에 가능한 병상 7개 중에서 제가 갈 수 있는 병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출산 예정 일주일 전에야 보건소가 알려준 대학병원에 입원했고, 입원 3시간 만에 아기를 낳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출산 뒤에 불거졌습니다.

아기는 음성으로 확인돼 규정상 48시간 이후에 퇴원해야 했지만, 남편도 확진돼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었던 겁니다.

원래 아기를 맡아 주기로 했던 산후조리원도 방역 지침상 맡아주기 어렵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전 씨는 아기가 더 머물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병원 측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 

갈 곳 없는 아이를 맡기는 베이비박스에 갓난아기를 넣어야 하나 고민까지 했습니다.

[전 씨 /코로나19 확진 산모]
"최후의 방법으로 아이를 베이비박스에라도 맡겨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그날 날씨도 굉장히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려서 갓난 신생아를 그냥 거리로 내보내야 하나(하는) 생각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결국 아기는 지인이 돌보고 있고, 확진된 가족들과 집에서 격리 중인 전 씨는 화상통화로만 아이를 만납니다.

[전 씨 / 코로나19 확진 산모]
"아이를 낳고 보지 못하는 엄마의 심정은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확진 임신부의 불안을 덜어 줄 병상 확보와 신생아 돌봄 대책이 시급합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이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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