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지하철 승강장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퇴근하던 간호사가 구한 장면, 채널A가 전해드렸습니다.
선행의 주인공인 권영선 간호사를 구자준 기자가 다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누군가 갑자기 쓰러진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민 인터뷰]
"119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119 전화하지 않을까."
"쓰러진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면 심폐 소생술을 하실 수 있으신가요?"
[시민 인터뷰]
"이렇게는 못할 것 같은데요."
"민방위 가서 배우긴 했는데 직접 해본 적은 없어서."
지난 5월, 상상만 해봤을 법한 일이 현실로 닥쳤습니다.
[뉴스 A (지난 5월 15일)]
"지하철 승강장에서 한 남성이 심장마비로 쓰러졌는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5월 11일 밤)
남성의 목숨을 구한 건 서울적십자병원 코로나19 전담병동 소속 권영선 간호사였습니다.
[현장음]
"제세동기 찾아와 주세요!"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4년차 간호사 권 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현장음]
"숨 쉰다! 어, 환자 숨 쉬어요! 환자분 정신차려 보세요!"
권 간호사는 지금도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권영선 / 서울적십자병원 간호사]
"(그 때 기분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진짜 그 상황에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권영선 / 서울적십자병원 간호사]
"(혹시 나로 인해 사람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걱정은 없으셨어요?)
사실 그게 사람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잖아요. 제가 심폐소생술 해서 뼈가 골절되거나 했으면 저도 (눈앞이) 깜깜했을 것 같긴 해요. 당시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고… 저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권 간호사는 시민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지난 5월과 6월 대한적십자사와 서울시 등으로부터 표창을 받았습니다.
[권영선 / 서울적십자병원 간호사]
"정말 나는 사소한 행동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이걸 좋은 행동이라고… 그 행동을 할 용기나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다들 하려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심정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통상 4분에 불과하고, 매년 3만명 안팎의 급성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지만, 생존율은 10%도 안 됩니다.
[권영선 / 서울적십자병원 간호사]
"심장을 굳이 전문적으로 압박을 잘할 필요는 없어요. 자극을 준다는 게 중요하니까 두려움보다는 용기있게 일단 시도,
무조건 시도.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오늘도 코로나19 전담병동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권 간호사,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권영선 / 서울적십자병원 간호사]
"119 불러주세요라고 외쳤을 때 사람들이 전부 다 휴대폰을 드시는 거예요. 진짜 그때 감동받았어요. 어떻게 해야 되냐면서 도와주시겠다고 오시는 분들 보고 진짜 세상이 너무 좋다, 살만하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연출 : 김남준, 장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