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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파도 없어요”…물도 민심도 마른다
2017-06-14 19:37 뉴스A

이맘때 쯤이면 한창 모내기를 끝내야 할 때지만 가뭄 때문에 농민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물이 없습니다. 물이 너무 너무 귀합니다. 그런 탓에 농민들 사이에 갈등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을 인심이 사나워지기 시작한 건 가뭄이 시작된 두 달 전. 논에 댈 물이 부족하다보니, 이웃끼리 감정이 상한 겁니다.

[운산면사무소 관계자]
"나는 (물이) 1cm 찼는데 너는 15cm 까지 대면 내 차례가 뭐냐, 날을 세우는거야,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져서 다툼이 있는거죠"

물이 부족해 모내기를 아예 못한 논도 있습니다.

[채수천/농민]
"(물을)줄 수도 없고 딱하긴 하지. 내가 심은 논 마르면 버리니까 못 주고 그냥 있는 거야."

"마을에 흐르는 하천입니다. 물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고 굴착기로 깊게 팠지만 물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농민들은 논에 물을 끌어모으기 위해 양수기 호스까지 꽂았습니다."

관정이 가뭄을 해결할 유일한 대안이지만 주민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 포기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마을은 지난달 7천 만원을 들여 대형 관정을 파기로 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이미 파둔 관정이 마를 수 있다며 반대한 것.

[선병기 / 농민]
"그(대형관정) 주변에 70-80m 내려가서 거기서 물을 뽑는 건 고갈이 돼버리는 거야.

결국 파기로 했던 관정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서산시 관계자]
"마을에서는 못 파게 해서 포기 의사를 밝혔으니까 그쪽 지역에서는 포기로 해서 방향을 잡고 있는거죠."

지독한 가뭄에 물도, 동네 인심도 모두 바짝 말라가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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