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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7명 생명줄…마지막 약속 결국 못 지켜
2017-06-15 19:44 뉴스A

아파트 외벽에서 일하던 인부가 매달려 있던 밧줄을 끊는 바람에 인부 한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죠.

그런데 당시 희생된 40대 남성에겐 아내와 아들 딸 5명이 남겨졌습니다.

아빠의 사고소식을 모르는 세살 배기 막내는 아직도 아빠 사진을 보며 '과자를 사달라'며 조른다고 합니다.

정용진 기잡니다.

[리포트]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피의자 서모 씨가 나타나자 유가족이 분통을 터트립니다.

[피해자 김모 씨 형]
"야, 000아 니가 인간이가!"

서씨가 뒤늦게 사과했지만,

[피의자]
죄송합니다.

주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너무너무 안됐죠. 말할 수가 어딨습니까. 죽일놈이라 죽일놈.

서씨가 끊은 밧줄은 하나였지만 줄에 의지했던 사람들은 7명이었습니다. 바닥으로 떨어져 숨진 46살 김모는 세살배기 막내부터 고등학생까지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둔 아빠였습니다. 다섯자녀의 아빠이자 사랑스런 아내의 남편이었던 것.

[김모씨 장인]
27개월 된 막내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 사진보고 아빠 과자 사줘 그래요. 그걸 보는 부모 심정은 어떻겠어요...

비록 팍팍한 살림살이지만 행복하게 사는 가족들을 위해 김씨는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주말에도 부르는 곳만 있으면 달려가 일을 했기에 가족들의 슬픔은 더욱 큽니다.

[피해자 김모씨 형]
"다른 일을 하라고 권유를 많이 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면 돈이 되니깐 위험한 거 알면서도…"

사고 전날 처가를 찾아 맛있는 것을 먹자고 약속했지만 이제 그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피해자 김모씨 장모]
"엄마 나중에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그게 마지막 모습이에요."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모금활동에 전국에서 1천 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하며 아픔을 나눴습니다.

채널A 뉴스 정용진입니다.

정용진 기자 jini@donga.com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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