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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탈출·망명…남편 신상옥과 파란의 삶
2018-04-17 19:47 문화

최은희 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납북과 탈출 그리고 망명인데요.

조국 분단의 현실을 온몸으로 증언한 역사의 증인이었습니다.

김종석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최은희 씨의 납북은 당대 최고의 미스터리 사건이었습니다.

1978년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된 최 씨. 남포항에서 그를 처음으로 맞이한 건 김정일이었습니다.

[최은희 (2013년)]
"오시느라고 수고했습니다. 내가 김정일입니다. 큰소리로 그런 얘기를 해요."

그 해 가을 남편인 신상옥 감독도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김정일 육성]
"신 감독(신상옥)을 유인, 유혹하자면 뭐가 필요한가 그래서 최 선생(최은희)을 이렇게 데려다 놓았습니다."

'자발적으로 북한에 갔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김정일과 만날 때마다 핸드백 속에 녹음기를 숨겨뒀습니다.

북한에서 17편의 영화를 찍으면서 김정일의 신뢰를 얻었지만..

[최은희]
"꼭두각시. 먹으시오 그러면 밥 먹어야 되고 옷 다른 거 입으시오 그러면 입어야 되고."

이후 영화 촬영을 핑계로 1986년 오스트리아에 갔다가 8년 만의 탈출에 성공합니다.

1999년 영구 귀국하기까지 최 씨는 남과 북 모두에서 영화 열정을 쏟은 유일무이한 배우였습니다.

[이장호 / 영화감독]
"최은희 선생님 납북 되시고 완전히 끝난 인생 같았는데 거기서 해후하셔서 영화를 만드시면서 두 분의 사랑은 숙명적인 것이구나."

최 씨는 생전 인터뷰에서 "국가의 유명 배우라는 이유로 타의에 의해 고난을 겪으면서 내가 살아온 길 자체가 한 편의 영화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종석입니다.

lefty@donga.com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오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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