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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련의 현장칼럼]전두환 안 나온 ‘광주지법 201호 법정’
2018-08-29 19:55 뉴스A

이곳은 스페인 국립묘역입니다. '전사자의 계곡’으로 불립니다.

150m 크기의 웅장한 십자가 아래 프랑코 총통이 누워있습니다. 그는 1930년대 쿠데타로 군사정권을 수립한 후 36년을 통치한 독재자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저항했던 보통사람들의 유해도 함께 묻혀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주 프랑코의 시신을 제3의 장소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둘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파시스트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 “상처를 헤집을 일이 일이다.”

지난 월요일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피고인으로 불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첫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한 신부를 '사탄'이라고 묘사해 죽은 자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재판이 시작된 자리였습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것이 불출석 이유였습니다.

“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과거다”
시인 바이런의 말을 다시 거론하지 않더라도 과거에 대한 응어리를 푸는 일은 미래로 나가는 데 중요합니다.

스페인 정부가 프랑코 사망 후 40년이 넘었지만 묘역 이장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일겁니다.

1980년,광주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고, 그들의 가족은 긴 세월 아픔을 이고 살았습니다. 87세가 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겐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희생자 앞에,역사 앞에, 이제는 머리를 숙여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그때 5월에 광주에 없었다. 그러니 내가 어찌 진실을 알겠느냐'이렇게 설명해왔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해 5월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하루 아침에 몰락한 독재자가 손자와 망명하는 여정을 그린 <어느 독재자>란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뒤돌아보지 마라. 두 손으로 귀를 막아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주변이 두 손으로 귀를 막은 것은 아닌지 묻게 됩니다.

그래픽 안슬기, 이수정 디자이너
연출 황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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