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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경기 시흥서 강아지 연쇄 학대…범인은?
2019-12-24 20:02 뉴스A

경기도 시흥에서 미스터리한 강아지 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심한 화상을 입고 머리를 둔기로 맞은 채 비틀거리는 개가 여기저기서 발견된 겁니다.

반려견 소유자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김진이 간다 오늘은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진]
저는 지금 경기도 시흥시에 나와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충격적인 동물 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거리에서 발견된 개들은 둔기로 머리를 맞은 듯 하나같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한 마리는 이 길을 따라 걸어가 한 가정집에 숨어들었습니다. 대체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걸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현장 확인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다급히 동물병원으로 들어갑니다. 손에 들린 것은 담요에 감싼 개 한 마리.

구조된 떠돌이 개 ‘유미’의 상태는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봉사자들 SOV]
- 괜찮아. 괜찮아.
- 냄새가 난다. 타는 냄새가
- 많이 그을렸네요.
- 어휴, 괜찮아.

의료진은 서둘러 상태를 살폈습니다.

[이창선 / 동물병원 수의사 ]
충격에 의한 두개골 손상, 전신의 45% 정도 되는 범위가 3도 화상까지 예상이 됩니다.

심한 탈수에 쇼크까지 겹쳐 생사를 넘나드는 심각한 상황.

일주일여 시간이 지난 지금, 다행히 외상은 호전됐습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창선 /동물병원 수의사]
여기가 좀 아플 거야. (피부가) 괴사해서.. 패혈증을 동반할 수 있어서 앞으로 일주일 정도가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유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유미는 가정집 뒷마당에 몸을 숨긴 채 발견됐습니다.

[신고자]
저 (입구) 쪽에서 와서 저 구석에 있었어요.

오전 11시 쯤, 피범벅이 된 채 집 안으로 뛰어 들어온 개는

겁에 질린 듯, 한 구석에서 꼼짝 않고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신고자]
아, 너무 참혹하더라고요. 어떻게..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죠. 이거는

구조요청을 받고 출동한 동물보호단체는 유미를 다급히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틀 뒤, 불과 4킬로미터 떨어진 인근에서 또 다른 개가 치명상을 입은 채 발견됐습니다.

실종되었던 반려견이 끔찍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진돌이 주인]
저는 진돌이가 아니라고 했어요. 얼굴이 달라져 있어서 부어가지고

피를 흘리며 주저앉아있던 진돌이. 눈도 못 뜰 만큼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머리에는 둔기로 맞은 듯한 큰 상처가 있고, 꼬리는 불에 그을려 탄내가 진동했습니다.

[이태오/ 동물병원 수의사]
앞니가 싹 빠졌어요. (오른쪽 앞발은) 올무나 어떤 거로 묶어놓은 것 같아요. 뼈가 보일 정도로 다 패여 있더라고요.

외부 충격으로 인한 두개골 골절과 불에 탄 상처까지, 이틀 전 발견된 유미와 비슷한 학대 유형입니다.

잇따라 일어난 끔찍한 동물학대 사건. 대체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일까요.

진돌이가 발견된 장소 인근의 CCTV들을 확인해 진돌이의 행적을 역추적해보았습니다.

[피디]
여기 왼쪽에 지금

[진돌이 주인들]
- 어? 잠깐만! 진돌이 아니야?
- 진돌이인 것 같아요!
- 맞는 것 같아.
- 맞다, 맞다.

절뚝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는 진돌이의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도 길을 따라 내려오는 진돌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장소의 CCTV 영상을 분석해 진돌이의 이동경로를 추적했습니다.

동네 한 쪽 밭이 있는 곳으로 약 1 킬로미터까지 역추적한 취재진.

그러나 안타깝게도 CCTV가 없는 곳에서 진돌이의 행적도 끊겼습니다.

[피디]
이 강아지 보신 적 있으세요?

[주민]
못 봤는데. 개는

[피디]
여기 (길이) 혹시 막혀있나요?

[주민]
아니요. 안 막혔어요. 저기 뚫려 있어요. 저쪽에

진돌이가 이 길을 지나온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더 이상의 추적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개 학대 사건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개 주인 1]
누가 이쪽을 망치로 때렸는지 여기에 상처가 엄청나게 크고 눈은 완전 날카로운 칼 같은 것으로 찔렀더라고요. 그 후로 빙빙 도는 분리 불안증이 생겼어요.

[개 주인 2]
(우리 집) 개가 발목에 이걸(덫) 차 가지고 왔어. 풀어서 병원에 데리고 갔었는데

[개 주인 3]
깨갱 소리가 나서 가봤더니 개가 뻗어있어. 한 사람이 후다닥 도망가기에 내가 여기서 저기까지 쫓아간 것 같아.

올 해, 시흥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비슷한 유형의 동물학대 사건은 취재진이 제보받은 것만 5건.

머리를 다친 진돌이의 주인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 범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시흥경찰서 관계자]
탐문 수사도 병행하고 있는데 CCTV가 시골 동네라 많지 않아 가지고요. 피의자는 특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요.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진돌이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돌이 주인]
답답해? 괜찮아, 괜찮아.

[진돌이 주인]
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처 난 거 다 낫고, 행복하게 저희랑 사는 거. 저희는 그거밖에 바라는 거 없어요.

말 못 하는 동물을 상대로 한 끔찍한 연쇄 범죄. 반려견과 생활하는 지역 주민들은 언제 또 비슷한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하루빨리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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