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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기자]‘미이행·은폐·왜곡’…감사원이 지적한 ‘3가지’ 문제
2022-10-14 19:18 정치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윤수민 기자 나왔습니다.

Q. 감사원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유족들, 국가를 원망할 것도 같습니다. 이대준 씨가 북한에 있다는 걸 알고도, 피살되기까지 5시간 동안 정말 국가는 손 놓고 있었던 거에요. 퇴근했다는 거잖아요?

아직 중간 조사 발표이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 없지만요.

감사원은 미이행, 은폐,왜곡 3가지를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먼저 미이행인데요.

고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5개 담당 기관들이 모두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판단했습니다.

국가안보실이 오후 5시쯤 상황을 인지하고, 5시간 뒤에 고 이대준 씨가 피살 당하는데요.

5시간 동안 제대로 조치를 안 한 것도 문제지만 표류 중인 이 씨를 남겨두고 담당자들이 퇴근했다는 것,

어떻게 봐야할까요.

국가안보실 주요 간부들은 저녁 7시 30분 쯤 퇴근을 했고요.

통일부 담당 간부는 10시쯤 퇴근했는데 상황을 장차관에게 보고도 안했습니다.

보고 안 한 이유도 적시되어 있는데요.

장관이 저녁 만찬중이라, 차관은 전화를 안 받아서였다고 합니다.

Q. 그렇게 손 놓고 있다가, 사살되고 소각 사실을 알게 되면서 뭔가 은폐, 삭제 이런 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감사원 보도자료에 근거해, 피살·소각 사실을 은폐한 정황을 시간 흐름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씨가 피살된 뒤 새벽 1시에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립니다.

이 때 안보실은 피격 사실에 대해 '보안을 유지하라' 이런 지침을 내립니다.

회의가 끝난 새벽 3시, 국방부는 퇴근자를 다시 불러 군이 입수한 첩보 60건을 삭제합니다.

같은 시각 국정원도 첩보 46건을 삭제합니다.

안보실은 새벽 5시쯤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리지만 피살·소각 사실은 빠졌습니다.

그러다 아침 8시 반이 되어서 대통령 대면보고 때 알리게 되죠.

Q. 감사원이 새로 밝혀낸 은폐 정황 중 눈에 띄는 게 구명조끼에요. 당시 월북의 증거로 댔던 게 구명조끼였어요. 사고가 아니라 월북하려고 자신의 배에 있던 구명조끼를 입고 간 거다, 그런데 거기에 한자가 쓰여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건 숨겼던 거죠?

일단 당시에 우리 정부가 뭐라고 발표했는지 들어보시죠.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 (2020년 9월 24일 국회 국방위)]
"선내에서 근무하는 인원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데 이 사람이 입고 있었다."

이 씨가 탄 배의 구명조끼를 입고 자진 월북한거라는 것을 강조한건데요.

당시 군은 이 구명조끼에 한자가 적힌 정황을 포착했는데 이 내용은 무시됐다는 게 감사원 설명입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구명조끼에는 한자가 쓰여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군이 남한의 구명조끼라고 단정지은 것을 두고, 감사원은 은폐로 보고 있는거죠.

논란 당시 채널A 보도로 이대준 씨가 타고 있던 배의 구명조끼 수량은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구명조끼와 관련해 두 차례 사실과 다른 발표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Q. 또 새로 나온 게 북한에서 사망 직전 당시 이대준 씨가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거에요. 이건 무슨 의미입니까?

구명조끼와 팔의 붕대, 두 가지를 통해 누군가 먼저 이 씨를 구조해서 치료를 해준 것 아닌가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는데요.

당시 북 해역엔 조업활동을 하던 중국 어선들이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우리 군이 이 씨가 어떤 선박에 옮겨탔던 정황까지 파악했지만 더 이상 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누군가가 도움을 줬다면 우리 정부가 그 때 이 씨를 구할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지요.

Q. 은폐 삭제를 넘어서 아예 조사 내용을 왜곡한 정황도 나왔죠? 해경은 표류예측 분석 결과 월북이라고 판단 내렸다고 했는데요.

해경은 표류예측 더미 실험을 4개 기관에서 했지만 단 1개 기관의 결과만 발표했습니다.

또 범죄심리 전문가 7명 중 2명만 월북가능성 언급했는데, 이를 월북 근거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Q. 오늘 발표가 최종이 아니라 중간이더라고요. 더 조사를 하는 겁니까?

감사는 오늘로 종료되었기 때문에 추가 조사는 없지만요,

자료들을 종합 검토한 뒤 올해 안에 최종 감사결과가 나옵니다.

민주당이 정치 감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만큼 감사원의 조사 결과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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