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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배수로 악취 최고치’ 서초구 10억 아파트
2020-06-23 19:36 뉴스A

분양가가 10억 원이 넘는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매일 아침 코를 막고 싶을 정도로 악취가 난다면 화가 나겠죠.

서울 서초구 입주한지 반 년이 안 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겪는 일입니다.

공태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베란다 배수로 구멍이 있을 자리에 동그란 장판 조각이 덮여 있습니다.

장판 주위에는 실리콘을 발라 작은 틈새도 막아놨습니다.

넉달 전 입주한 새 아파트 베란다 배수로에서 악취가 계속 풍겨 나오자 통째로 막아버린 겁니다

[○○아파트 1층 주민]
"그 하수구 냄새가. 그러니까 저 분뇨 냄새가 바람을 타고 저희집을 통과하는 거예요. 그러면 저희 집 안에는 냄새가 심하게 나는…."

베란다와 통하는 미닫이문을 늘 닫아두고 공기청정기도 끌 새가 없습니다.

한층 위에 사는 주민도 베란다 배수구를 아예 투명 테이프로 막아버렸습니다.

[A 씨 / ○○아파트 2층 주민]
"숲세권이라고 해 가지고 저희는 지금 되게 기대하고 왔는데 매일 아침, 저녁으로 그 오물 냄새랑 가스 냄새를 맡으니까."

주민들은 정체 모를 악취의 원인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는 정화조를 지목합니다.

[공태현 기자]
"지하주차장 환풍기입니다.

주차장 안에 있는 정화조에서 새 나오는 악취를 배출하려고 환풍기를 돌리다 보니

주민들의 생활 공간으로 악취가 퍼지고 있는 겁니다."

주민들은 환풍기가 돌아가는 아침 시간에 냄새가 특히 심하다고 하소연 합니다.

아파트 근처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매일 아침이 냄새와의 전쟁입니다.

[C 씨 / ○○ 아파트 입주민]
"지금 냄새나지 않아요? 많이 좀 심하죠."

[C 씨 자녀 / 초등학생]
(맡아 봤어? 어떤 냄새 났어요?)
"하수구 냄새가…"

이웃 아파트 주민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입니다.

[이웃 아파트 주민]
"똥 냄새가 나지. 정말로 때려 부수고 싶다는 말. 내가 무식한 표현이지만."

공기 중 악취 유발 가스가 얼마나 많은 지 확인하는 냄새 측정기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공태현 기자]
"이곳은 아파트 정화조 출입문 앞인데요.

냄새가 새는 걸 막으려고 내부에 밀폐 시공까지 했지만 냄새 측정기로 재보니 측정 가능 범위의 최대치가 나왔습니다."

분뇨가 부패할 때 나오는 암모니아 농도도 측정 가능 최대값인 5단계가 나왔습니다.

주민 민원이 빗발치자 구청과 시공사 측이 지난주 정화조 뚜껑 틈새를 막는 공사를 했는데도 냄새가 여전한 겁니다.

[건설사 관리팀]
"밀폐 작업은 다 해놨는데도 조금씩 (냄새가) 나오는데 그 원인을 지금 찾고 있어요."

냄새를 차단할 근본 대책을 찾지 못한 가운데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입주민들의 근심만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ball@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장명석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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