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이제 돌아오렴”…끝나지 않은 힘겨운 기다림
2017-05-21 19:37 사회

육지로 올라온 세월호에서 지난달 18일부터 본격적인 내부 수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벌써 한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한 미수습자가 여럿입니다.

가장 희생이 컸던 안산 단원고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김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참사 7개월 뒤인 2014년 11월.

당시 미수습 상태였던 단원고 교사 고창석 씨의 아내는 희생자 가족 대표로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민동임 / 고창석 교사 아내]
"누군가에게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면 저희가 수중수색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잠수사의 안전을 고려해 수색 중단을 선언한 것.

그런데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 침몰해역 바닥에서 뼈 한 조각이 발견됐고 며칠 뒤 고씨의 유해로 확인됐습니다.

[이철조 /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
"정밀 DNA 감식한 결과 고창석 선생님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 둘이 있는 고씨의 제자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물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에서도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건네느라 막상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

[단원고 동료교사]
"아이들을 엄청 좋아했고 아이들한테 인기도 많았죠. 마지막까지 아이들 때문에 남아 계셨던 거예요."

[김지환 기자]
"단원고 교장실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교사와 학생들의 손때 묻은 책걸상이 이렇게 보존돼 있는데요. 고창석 선생님은 돌아왔지만 나머지 물품들은 지금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조 헬기에 탈 수 있는 순서를 친구에게 양보했던 허다윤 양.

치과 진료 기록 덕분에 지난 19일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조은화 양으로 추정되는 유해의 일부도 발견돼 정밀 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양승진 선생님, 남현철, 박영인 군은 추정되는 유해조차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유백형 / 미수습자 양승진 교사 아내]
"바닷속에 있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니까… 기다리면 되니까요."

단원고 정문 옆에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참사 직후 기증한 목련이 한 그루 있습니다.

키 작은 목련은 작은 꽃봉오리를 맺은 채 단원고 식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환입니다.

김지환 기자 ring@donga.com
영상취재: 한효준
영상편집: 김태균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