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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11,300명…식료품보다 술담배 더 구입
2017-09-27 19:57 뉴스A

안정된 주거지 없이 생활하는 노숙인이 무려 1만 1천 3백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적인 노숙인 조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임시보호시설이나 재활센터가 아닌 그야말로 길거리에 사는 노숙인은 1천 522명에 달했습니다.

전체 노숙인 중 여성도 26%에 달해 4명 중 1명이 여성이었습니다. 절반 이상은 우울증세를 보였습니다.

거리에 사는 노숙인들은 음식보다는 오히려 술과 담배를 구입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었습니다.

왜 노숙인이 됐고, 어떤 문제들에 직면해 있는지 이은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종이 박스를 깔고 앉아 술을 마시고, 아예 드러눕기까지 합니다. 역과 쉼터, 길거리를 집 삼아 살아가는 노숙인입니다.

이들 4명 중 1명은, 질병이나 정신질환 같은 장애 때문에 노숙을 하게 됐습니다. 이혼이나 가정폭력, 실직, 알코올 중독도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노숙인이 우울증 판정을 받았는데요, 특히 거리나 쪽방 같은 열악한 환경에 사는 노숙인의 우울증 발병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돈이 생기면 38.5%가 술과 담배부터 구입했습니다. 음식을 사먹는 노숙인은 36%에 불과했습니다.

건강에 치명적이고 경제적인 자립에 방해가 되지만, 딱히 줄이거나 끊기도 어렵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이수범 / 서울시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실장]
"외롭고 슬프고 괴로운 부분들을 다른 걸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대개 보면 그런 것들을 담배나 술로…"

50대 노숙인이 33%로 가장 많았지만, 20~30대 청년 노숙인 비율도 8%에 육박했습니다.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보니 구타나 가혹행위, 사기, 성추행 같은 각종 범죄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김우기 / 보건복지부 자립지원과장]
"전용시설을 설치, 확대를 할 계획이고 여성노숙인에 대한 임시주거비 사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노숙인 복지와 자립 지원 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lephant@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손진석
그래픽 : 박진수 원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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