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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고향에 묻힌 윤이상…보수단체 반발
2018-03-30 19:26 사회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고향인 경남 통영에 안장됐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지 23년 만입니다.

오늘 추모식이 열렸는데, 보수단체는 북한과 연계됐던 고인의 과거를 문제삼으며 반발했습니다.

정용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너럭바위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바위엔 고 윤이상 선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족들은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국화꽃을 바칩니다.

[이수자 / 작곡가 윤이상 부인]
소원하는 대로 아주 잘 됐습니다. 파도 소리 들으며 잠자고 음악 소리 들으면 위로를 받고 잠자고 해서 참 좋은데 묻었다고…

생전 그토록 바라던 고향 바다를 이제야 보게 된 겁니다.

세계적 작곡가인 고 윤이상 선생은 타계한 지 23년이 지나서야 고향인 이곳에 안장됐습니다.

고인은 생전에 유럽에서 현존하는 5대 작곡가로 선정됐고, 20세기 중요 작곡가 56인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체류 당시인 1967년 동백림 간첩 사건에 연루돼 감옥 살이를 했습니다.

[윤이상(1967년 독일 뉴스)]
"(방금 선고 받으셨죠?) 네.
(무슨 형을 선고 받으셨습니까?) 무기징역."

음악가들의 구명으로 2년만에 석방됐지만 이후 추방돼 다시는 고향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독일 베를린 공원묘지에 묻혔던 유해는 외교부와 통영시의 노력으로 최근 돌아왔고 지난 20일 안장됐습니다.

오늘 추모식이 열리는 동안 보수단체의 집회도 열렸습니다.

수차례 방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오길남씨 가족의 월북을 권유했다는 이념 논란 때문입니다.

[박순옥 / 천만인무죄석방본부 운영위원]
"절대 안치해서 안되죠. 그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자유 대한민국을 거부하고 김일성을 찬양했었습니다."

유해가 묻힌 곳엔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흙탕물이 묻지 않는 연꽃'이라는 뜻인 처염상정이란 글이 새겨졌습니다.

채널A 뉴스 정용진 입니다.

jini@donga.com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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