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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는뉴스]자유와 고독 사이…1인 가구의 명암
2018-05-24 19:43 뉴스A

밥도 혼자, 술도 혼자, 심지어 노는 것도 혼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이런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환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허욱 기자의 '더하는 뉴스'입니다.

[리포트]
[전화 녹취]
"자유롭잖아요. 혼자 살면."

"혼자 다해야 되니까 훨씬 힘들죠."

현재 우리나라 열 가구 중 세 가구가 1인 가구. 서울 관악구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절반에 육박합니다.

대형 마트의 가전제품 코너, 1인가구 전용 밥솥과 세탁기, 전자 레인지는 물론 텔레비젼도 출시됐습니다.

[이인기 / 마트 직원]
"1인 가구용 제품들 판매가 느는 추세여서 저희도 제품 구비도 꾸준히 많이 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즉석밥과 냉동식품은 이제 기본. 1인용 찌개와 과일, 1인 전용 생선회까지 등장했습니다.

[허 욱 기자]
"마트 정육 코너에도 이렇게 1인용 스테이크 고기를 팔고 있는데요. 오늘 저녁은 이걸로 요리를 해보겠습니다."

밑간이 이미 돼있기 때문에 후라이 팬에 굽기만 하면 끝. 불과 5분 만에 어엿한 스테이크 요리를 완성했습니다.

[이팩트]
맛있네. 고기 부드럽네.

하지만 설거지를 하는 수고는 감수해야 합니다.

요리도, 설거지도 귀찮다면 외식이 대안입니다.

[현장음] 
"(감사합니다. 메뉴를 선택해주세요.)"

9년 전 문을 연 이 혼밥족 식당에선 전체 좌석의 절반이 1인석입니다.

[이명재 / 1인 식당 주인]
"그 때에 비하면 지금 상당히 싱글족들이 60 퍼센트 정도 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양 옆이 막혀있는 좌석에 앉아 이리 저리 둘러보고 등 뒤에 있는 냅킨도 챙겨봅니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다보니 독서실 같은 자리도 제법 견딜만 합니다.

[현장음]
"(식사 나왔습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식사를 받자마자 내려오는 차단막. 대화 대신 식당 전체를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한끼를 해결했습니다.

[허욱 기자]
"음식을 갖다주고나서 이렇게 칸막이가 아래까지 내려와서 다른 사람들이랑 눈을 마주칠 일이 전혀 없습니다."

인천에서 벤처 회사를 운영 중인 32살 김덕환 씨. 1인 가구 생활 10년 차지만 퇴근 후 썰렁한 집에 들어서는 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조명을 차례로 켜고 향초를 피우며 시작한 저녁 시간. 즉석 요리가 지겹기도 하지만 배달 음식 한번 시키는 것도 고역입니다.

[김덕환 씨 / 인천 연수구]
"혹시 제육 도시락 하나 배달되나요. (저희 1만 5천 원 이상 주문하셔야…) 1만 5천 원이요? 네 알겠습니다."

어느덧 라면과 즉석 식품은 주식이 됐고, 30대 초반인데도 건강을 위해 챙긴 약이 한가득입니다.

"(그런데 뭐 이렇게 약이 많아요?) 제가 밥 때를 자꾸 놓치고 못먹다보니깐 약으로 대신 챙기는거죠. 건강을 생각하긴 하는데 밥을 놓치고 하다보면 약이라도 비타민이라도 챙겨먹는거죠."

연세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 홀로 밥을 먹는 남성은 함께 먹는 경우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발표된 대한민국의 고독지수는 100점 만점에 78점.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사회 병리현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수 있고요. 더 나빠지면 우울지수라든지 자기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거든요"

타인의 눈치를 볼 일 없는 자유.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고독감.

늘어가는 대한민국 1인 가구의 두 얼굴입니다.

채널 A 뉴스 허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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