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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최저임금 긍정효과 90%” 靑 분석 미스터리
2018-06-01 19:26 경제

뉴스분석 오늘의 에디터, 경제부 심정숙 차장입니다. 심 차장, 오늘의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

오늘의 키워드 <90%> 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재정전략회의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습니다. 언론이나 학계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정부가 홍보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질타했는데, 사실에 부합하는지 지금부터 따져보겠습니다.

[질문1]정확하게 그 90%가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나온 발언입니까? 그걸 먼저 짚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대통령의 말이라면서 발표한 내용부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통계를 보면 고용시장 내 고용된 근로자의 임금은 다 늘었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 쪽의 임금이 크게 늘었다 // 긍정적인 효과가 90%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올해 상반기, 취약 계층 일자리가 줄고 빈부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부정적인 통계가 쏟아졌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단 얘기가 경제부총리, 여당 원내대표 입에서도 나왔는데, 대통령은 확신에 차서 긍정적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근거가 뭔지 오늘 기자들이 많이 물었는데요. 대변인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질문2]100명중 90명이 긍정적인 효과를 본다.. 아주 추상적이고 애매한 말인데 저 말은 사실입니까?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에 올려놓은 자료를 뽑아봤는데요. 가계 월소득을 10단계로 나눠놓은 것입니다. 먼저, 하위 10%를 제외하곤 소득이 다 늘었나...이 표만 봐서는 보시는 것처럼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부터 5분위까지 모두, 작년 1분기 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옵니다. 10%만 줄었다는 수치는 없습니다.

[질문3]그럼 어떤 걸 갖고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 걸까요?

저 위에 통계를 세밀하게 뜯어보면 비슷한 수치가 나오는 게 있긴 합니다. <근로자 가구가 월급으로 번 소득만 뽑아서 보면, 1분위, 4분위 가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옵니다.> 나머지는 다 작년보다 올랐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근거로 삼은 통계가 이것이 맞다면 긍정적 영향은 90%가 아니라 80%가 돼야 합니다.

통계청 당국자에게 도대체 90%라는 수치가 어디서 나왔는지 제가 직접 물었는데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통계청 자료가 맞는데, 언론이나 국민에게는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질문4]이미 대통령이 90%의 긍정효과를 말해버림으로써 누구도 반박하기 힘들어진 상황, 그러면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대통령이 봤다는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하니 그것도 공개를 못 하겠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아닌, 대통령의 말이고, 대변인이 오늘 여기에 추가 설명까지 했기 때문에, 근거를 공개하지 않으면 앞으로 의문이 계속 될 것 같은데요.

어제 재정전략회의에 참석했던 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은 오늘 채널A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정치인"이다.."최소 6개월 정도 시행한 후에야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알 수 있다">. 사실이라기 보단 정치적 수사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관심은 경제사령탑인 김동연 부총리입니다.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며 장하성 실장 등과 다른 목소리를 내 온 김 부총리가, 90%가 긍정적이라는 대통령의 언급 이후 어떤 행보를 하느냐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심정숙 경제부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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