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건파일]청계천 ‘베를린 장벽’ 훼손
2018-06-10 19:37 사회

오랜 세월 독일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입니다.

장벽의 붕괴와 함께 독일 통일도 찾아왔죠.

그런데 이 베를린 장벽 일부가 서울에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사건파일, 오늘은 '베를린 장벽'에 남겨진 낙서 이야기입니다.

현장으로 가보시죠.

[서상희 기자]
"서울 청계천 인근의 광장입니다. 광장 복판에는 콘크리트 벽이 보이는데요.

지난 1989년 독일 통일을 앞두고 철거한 '베를린 장벽'입니다. 그런데, 곳곳에 낙서가 보입니다.

앞쪽에는요, 검은색 스프레이로 "날 비추는 새로운 빛을 보았습니다"라는 글도 쓰여 있는데요.

뒤쪽에도 파란색 노란색 분홍색으로 칠을 하고 회색 문양을 그려놨습니다."

낙서가 뒤덮힌 청계천 '베를린 장벽'은 지난 2005년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시가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며 무상 기증한 겁니다.

독일의 공원에 전시 중이던 장벽을 배에 실어 부산항으로 가져온 건데요.

장벽 말고도 베를린시의 상징 동물인 곰 조각상도 함께 왔는데, 곰 몸통 양쪽에는 서울 남대문과 베를린 장벽의 일부였던 브란덴부르크 문이 그려져 있고, 독일 현지 공원에서 전시할 당시 주변에 함께 있던 조명등과 의자 등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6천만 원에 이르는 조성비용도 모두 독일에서 부담했습니다.

청계천변 베를린 장벽에 낙서를 한 사람.

그라피티라 불리는 낙서예술 작가 정모 씨였습니다.

정 씨는 자신의 SNS에 "전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 국가 대한민국을 위한 메시지"라며 설명도 올렸는데요.

이 낙서를 본 시민들의 반응 어땠을까요?

[이성일 / 서울 송파구]
"역사적인 가치가 훼손되는 건데 범죄에 가까운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안병학 / 경기 용인시]
"저건 개인 물건이 아니잖아. 나라의 얼굴이야. 우리도 분단되어 있잖아…"

낙서로 뒤덮인 장벽 모습을 본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는데요.

복구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훼손 전,후 장벽 모습인데요.

흐릿하긴 하지만 당시 독일 이산가족들이 통일을 기원하며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요.

이 위에 정 씨가 색을 칠해버린 겁니다.

공공시설에 허가 없이 낙서를 하면 관련법에 따라 징역형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청계천 베를린 장벽을 관리하는 중구청은 서울시와 협의 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

사건파일이었습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영상취재 : 김용우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