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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나도 한국인입니다”…다문화 2세들의 호소
2018-11-26 20:05 뉴스A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을 계기로 다문화 2세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 문제가 다시 얘기되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다른 사람과 똑같이만 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전혜정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국어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 아이들 사이에 피부색이 조금은 특별한 한 학생이 눈에 띕니다.

열다섯 살 현빈 군. 에콰도르 출신 아버지를 두고 있습니다.

[강현빈 / 한수중 2학년]
"한국에서 태어났고 엄마도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외국 사람이지만 저는 한국이 좋아요."

처음엔 낯선 외모에 놀랐던 친구들이지만, 현빈이를 알고 난 뒤엔 달라졌습니다.

[정희서 / 현빈이 친구]
"진짜 좋은 친구고 축구도 진짜 잘하고 그냥 우리 반 '인싸(인기 많은 친구)'예요."

하지만 이런 현빈이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강현빈 / 한수중 2학년]
"초등학교 2학년 때 저보다 나이 많은 형이 저를 자꾸 놀렸어요. 외국인이라고… 너무 화가 나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 (형) 얼굴에 상처가 났나 봐요. 그 형도 저를 막 때렸어요. 선생님이 제가 그 형에게 사과하래요."--

타임지 선정 영향력 있는 10대에 꼽혔던 모델 한현민 군도 힘들었던 과거가 있었습니다.

[한현민 / 모델]
"친구들이랑 친해질 때쯤 친구 엄마가 와서 '쟤랑 놀지마' 하며 데려가기도 하고… (친구가) '너 피 무슨 색이야?'라고 물었을 때 되게 황당하더라고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거나, 귀화 외국인 부부의 자녀, 중도입국 외국인 자녀, 난민 등이 모두 다문화 2세에 해당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들을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강합니다.

[한현민 / 모델]
"많은 걸 원하지 않고, 편애를 원하지 않아요. 그냥 다른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대해주기를 원할 거예요."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에 온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한국에서 다문화 2세를 키우는 부모들의 심정을 온전히 헤아리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결혼 이주 여성 A씨]
"아는 친구의 친구였거든요. 깜짝 놀랐어요. 저도 나중에 그런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아이) 친구들이 너희 엄마가 다른 사람, 외국인이라고 말 안 했으면 좋겠고."

사춘기가 다가올수록 걱정도 점점 커져갑니다.

[결혼 이주 여성 B씨]
"학교에서 뭐 하고 있나, 계속 궁금하고 선생님에게도 물어보고, 선생님께 '잘 부탁드려요. 무슨 일 있으면 알려주세요.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해요.'라고 (말씀드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가 먼저라고 생각하고… "

다문화 2세들의 수는 10년 새 4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미 초등학생의 경우 100명 중 3명이 다문화 2세 아동입니다.

이미 일부 학교에선 다문화 학생이 일반 학생 수보다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곽미란 / 다솜관광고등학교 교사]
"지금 다문화의 물결은 막을 수 없고 이 사회가 끌어안아야 할 부분인데, (아이들에게) 이질적인 집단에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그렇다면 다문화 2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친구가 놀리면 그 옆에 친구도 그걸 보고 똑같이 놀린단 말이에요. 다른 나라 친구들의 별명을 가지고 놀리지 않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곽자의 / 다솜관광고 1학년)

"너 나 없이 똑같이 평평한 것처럼, 그냥 사람들이 다 똑같았으면 좋겠어요. (정미희 / 다솜관광고 1학년)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연 출 : 송 민
구 성 : 지한결 변아영
그래픽 : 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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