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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없는 가스총 6천 곳 납품…구멍 뚫린 은행 ‘보안’
2019-05-02 19:48 사회

은행과 세관 같은 중요 시설에선 위급상황에 대비해 가스총을 지닌 보안요원들이 근무하는데요.

그런데 이 가스총이 필요할 때 작동이 안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폐기해야 할 가스 총탄을 새 제품인양 둔갑시켜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은행에서 경비용으로 쓰고 있는 가스총을 쏴봤습니다.

방아쇠를 연거푸 당겼는데 발사된 건 한 발도 없습니다.

탄을 바꿔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 강도라도 나타나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 관계자]
"이렇게 허망한 일이 발생할 줄 몰랐죠. 당황스러운 일이죠."

가스총에 들어가는 약제탄과 통을 불법 재활용한 전국 단위의 총포상 연합조직이 적발됐습니다.

연합조직 내 업체들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영업했지만, 가격을 담합하고 수익금을 균등하게 나눠갖는 등 사실상 한 몸처럼 운영돼 왔습니다.

[배영진 기자]
이들은 사용기한이 지난 약제탄 제조일을 조작 한 뒤 자신들이 만든 합격 스티커를 부착해 새 제품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약제탄과 통의 권장 사용기간은 1년.

정상 제품은 화약 소리와 함께 가스가 나오지만, 오래된 제품은 내부 액체가 굳어버려 발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 제품으로 둔갑된 약제탄과 통은 전국 은행과 공항, 세관 등 6천 곳에 납품됐습니다.

경찰은 만든지 10년이 된 제품도 유통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현진 /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가스 분사기의 법적 사용 연한이 없었기 때문에 이 업체들이 계속적으로 재활 판매를 한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총포상 대표 등 25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ican@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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