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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짚고 약국 갔더니 ‘품절’…동거인만 대리구매 가능
2020-03-10 19:48 뉴스A

80세 이상 노인들은 마스크를 대리구매할 수 있죠.

그런데 동거인만 대신 살 수 있어서, 자녀와 따로 사는 노인들은 직접 마스크를 사러 가야 합니다.

백승우 기자가 대리구매의 사각지대를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88살 황계순 씨가 지팡이를 짚고 약국으로 향합니다.

자녀와 따로 살고 있어 마스크를 대리구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오늘 그거(마스크)는 없는데, 끝났어요."

1932년생인 황 씨는 화요일인 오늘 마스크를 사야 하는데, 결국 다른 약국을 찾는 건 포기합니다.

[현장음]
"에이, 참 힘들다. 못 살겠다. 절뚝발이가 이렇게 다니면서 어떻게 사나."

[황계순 / 88살]
"금방 다 떨어지니 그거 뭐 주나 마나지. 젊은 사람만 얻어걸리지, 늙은 사람은 생전 못 얻어걸리겠네."

혼자 살고 있는 89살 최모 씨도 동거인만 대리구매하도록 한 마스크 5부제에 난감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최모 씨 / 89살]
"(약국 갔다)와서 엄청 앓아요, 며칠을 앓아요. (혼자 살아서) 나라도 가야 하는데 나는 그거(마스크) 사러 못 가. 너무 힘들어."

임신부들도 무거운 몸으로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약국 줄서기'가 힘듭니다.

출산을 코앞에 둔 산모는 모유 수유 때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구하지 못할까 걱정이 앞섭니다.

면역력이 좋지 않은 소아암 환자들은 바깥에 나가는 것조차 두렵습니다.

24시간 아이와 붙어있어야 하는 부모들은 한숨만 나옵니다.

[우난희 / 소아암 환자 딸 보호자]
"애 혼자 울고 놓아둘 바에야 둘이 나가는 게 낫고, 둘이 같이 나가자니 면역력 약한 애 데리고 나가자니 너무 걱정되고."

마스크 5부제 시행에도 여전히 감염병 예방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strip@donga.com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오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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