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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쓰레기로 돌아온 ‘쌀 페트병’…또 불안한 접경지
2020-06-09 19:26 뉴스A

남북간의 긴장이 높아지면 불안해지는 사람, 접경지역 주민들입니다.

특히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으면서 주민과 탈북단체 간에 갈등이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서채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안가에 모인 수십 명이 바다를 향해 끊임 없이 플라스틱병을 던집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물품들을 플라스틱병에 담아 보내는 겁니다.

북한 접경으로부터 10km 정도 떨어진 인천 강화군 석모도 서쪽 끝에서 탈북민 단체가 매달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전단과 물품을 보내는 접경지역을 찾아가봤습니다.

해안가 입구에는 '대북 쌀 보내기 행사 절대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걸어 둔 겁니다.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는 접경지 주민들은 안전을 걱정합니다.

[김상열 / 석모도 주민]
"우리는 (북한까지) 20분이면 넘어가 버려요. 20분이면 접경지를 넘어선다고. 그런 데 사는 사람, 우리 입장을 생각을 안 해주는 거야."

주민들은 바다 오염 문제도 걱정합니다.

[서채리 기자]
"탈북민 단체들이 보낸 물품들은 북으로 가지 못하고 해안가로 돌아왔습니다. 조류에 휩쓸려 다시 내려왔고, 이렇게 쓰레기 더미로 쌓여있는데요, 물에 젖은 종이들도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플라스틱병을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성경책이 그대로 담겨있고,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려고 한 쌀들도 남아 있습니다."

매달 북한으로 보내는 300kg 물량의 '쌀 페트병' 가운데 일부가 해양 쓰레기로 되돌아온 겁니다.

[최민기 / 석모도 주민]
"악취가 엄청나. 쌀 썩는 냄새가 엄청나요. (페트병이) 그물 속으로 그냥 다 들어가는 거예요. 어민들은 그걸 어떻게 수거를 해 오냐고."

어제도 쌀 페트병 300개를 보내려는 탈북민 단체와 이를 막는 주민들이 대치했습니다.

[현장음]
"이 야만의 편에 서서 말이야!"

경찰 수십명도 충돌을 막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탈북민 단체는 북한 김여정의 담화로 정부가 전단 살포를 막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박정오 / 탈북민단체 대표]
"그 전에 100여 차례 하면서도 단 한 번도 그걸 시끄럽다, 어쨌다 한 주민이 한 명도 없었어요."

탈북민 단체는 오는 21일에도 쌀 페트병 보내기 행사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충돌이 우려됩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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