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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명물’ 2층 버스, 목숨 건 고속주행
2018-03-16 19:40 뉴스A

런던의 명물로 알려진 2층 버스가 서울과 경기도를 누빈 지 어느덧 3년이 넘었는데요.

불편함은 물론, 사고 위험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론 어떤 지 집중 취재했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버스 승객들의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좌석 수를 대폭 늘린 2층 버스가 운행됩니다"

"교각 아래로 2층 광역 버스가 완전히 끼어있는 모습인데요."

"아수라장 처럼 완전히 앞과 옆에 유리가 다 깨진 거예요. 절대 안타요"

[무겁고 위험하고...2층 버스 괜찮나?]

[백승우 기자]
"한국에는 도입된 지 3년이 되어가는 2층 버스입니다.

안쪽으로 오시면 앞과 뒤쪽에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는데요.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보겠습니다.

2층엔 전면이 통유리로 돼있고요. 1층보다 더 많은 좌석이 마련돼 있습니다.

기존 광역 버스보다 서른석 가까이 많은 일흔 세석입니다.

현재 2층 버스는 서른개 노선에서 백대 가까이 운행중인데, 올해 쉰대가 추가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경기도는 앞으로 전체 광역 버스의 20%를 2층 버스로 만들 계획입니다.

서서 가는 불편을 없애겠다며 시작된 2층 버스, 과연 쾌적하고 안전한걸까?

퇴근길 시민들로 북적이는 2층 버스를 직접 타봤습니다.

불과 몇 정거장 지났는데 좌석은 어느새 꽉 찼습니다.

입석 승객들이 계단은 물론, 2층까지 늘어섭니다.

버스가 덜컹댈 때마다, 2층 승객들은 머리가 천정에 부딪힐 지경입니다.

앉아가는 2층 승객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

발을 뻗을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상 버스 좌석의 안전 간격 기준은 65 센티미터.

그런데 2층 좌석 모두 이 기준에 못미칩니다.

승객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앉히려고 좌석 간격을 좁혀놓은 겁니다.

[2층 버스 운전사]
"차도 무겁고 아무래도 이상이 있죠."

정원을 초과한 승객들 때문에, 버스 안은 봄인데도 찜통 속 같습니다.

2층의 실내 온도는 약 35도.

바깥 기온보다 3배 가량 높습니다.

[버스 승객]
"네 많이 더워요. 환기도 안 되고"

버스 기사들은 '운전도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갑자기 멈추려면, 별도의 제동 장치를 써야하는데, 익숙치 않아 종종 실수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2층 버스 운전기사]
"(불법 유턴 차들이) 순간적으로 들어올 때는 제동하기가 쉽지 않죠. 급한 상황에는 브레이크가 바로 들어가지 손이 먼저 가지는 않죠"

경기도 고양시의 한 광역 버스 회사.

최근 2층 버스가 고장나 수리를 맡겼지만, 언제 찾을 수 있을 지 기약이 없습니다.

[버스 회사 직원]
"차가 외제차다 보니까 오늘도 한 대가 지금 이상이 있어서 공장으로 보냈는데 며칠씩 걸려요. 진짜 저거 애물단지에요."

외국에서 들여온 2층 버스를 국내법에 맞춰 개조했는데, 전용 부품을 수입해오기 때문에 수리 시간이 길어지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2층 버스 운용 방식도 하루 빨리 고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외국의 2층 버스는 시내용으로 저속 운전을 합니다.

하지만, 국내 2층 버스는 장거리 통근용으로 고속 주행을 하다보니, 고장은 물론, 전복될 위험까지 있습니다.

[김철호 / 서울과학기술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원심력은 단층 버스보다 크고 공기역학 측면의 미는 힘도 2층 버스가 훨씬 크죠. 속도를 굉장히 낮춰야 합니다."

운전 기사들의 전문화도 시급합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1층 버스와 2층 버스를 교대로 몰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담 기사를 2층 버스에만 배치하도록 업체에 요청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버스 기사]
"1층 (버스) 가지고 (운행)하는 경향도 있고. 이러니 당산역에서 똑같은 곳에서 세 번이나 박았잖아요."

[임재경 /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2층 버스 기사가) 많은 어려움을 호소를 하고 있거든요. 좀 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
연출 이민경
글·구성 지한결 이소연
그래픽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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