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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한국만 없는 GMO 표시에 뿔난 소비자들
2018-05-07 19:51 뉴스A

GMO 즉 '유전자 조작' 여부 표시는 구미 선진국에선 '의무 사항'인데요.

우리나라에 수입되면 대부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하니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GMO는 각 환경에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형질이 추가됩니다. GMO 종자는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수확량이 늘면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가죠."

영국에서 1년 남짓 살다 돌아온 주부 김경희 씨. 장 보러 갈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영국에선 대부분 식품에 'GMO' 즉 유전자 조작 여부가 반드시 표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경희 / 주부]
"콩 제품, 옥수수 이런 게 유전자 조작이 많다. 콩이 제일 걱정스럽죠. 콩 제품이 기름도 있고 식용유도 있고. 이제 포기하고 삽니다. 다 안 돼 있는데 뭐."

생산을 늘리고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GMO 농산물. 1994년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시작으로 콩과 옥수수, 쌀과 밀에 차례로 적용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콩과 유채, 옥수수 등 6개 GMO 작물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1년 수입량 1천만 톤 중 200만 톤을 사람들이 먹는데, 1인당 연간 소비량 40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자만 정작 어떤 식품에 GMO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현행법상 제조, 가공 과정에서 DNA나 단백질이 파괴되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윤철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우리나라 표시 제도는 GMO를 썼으면 썼다고 표시하도록 의무화돼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 많은 예외 조항으로 인해서 전혀 표시되어 있는 게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로 우리 식품을 수출할 땐 엄격한 GMO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송성완 / 한국식품협회 부장]
"EU로 간장을 수출할 경우에 수입하는 업체가 NON-GMO에 대해서 보증을 해달라고 하면 이걸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예를 들어서 콩은 NON-GMO 콩으로 가공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증을 해서 보내주고 있거든요."

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토마토케첩. 겉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보니 NON-GMO, 즉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표시가 드러납니다. 토마토는 GMO 표시의 예외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런 복잡한 규정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금화 / 서울 은평구]
"표시 당연히 했으면 좋겠고요. 표시가 돼 있으면 우리가 분별할 수 있고 각자 알아서. 그게 저희 권리라고 생각하는데."

유럽연합처럼 GMO 완전 표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은 한 달 새 21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외국 사례를 무조건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GMO 완전 표시제를 도입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

[송성완 / 한국식품협회 부장]
"현재 1.8리터 짜리 GM 원료로 짠 식용유가 4,000원인데요. 그게 NON-GMO로 대체 했을 때는 5,000원 이상 물가가 상승하고요."

이거 맞아요? (예, 이거 맞아요)

잡초 속에서 골라낸 유채 한 포기. 간이 검사를 해보니 GMO 양성 반응이 나옵니다.

지난해 봄 조경을 위해 들여온 중국산 유채씨의 유전자가 조작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모두 갈아엎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유전자가 조작된 유채는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김영기/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국장]
"(유전자가 조작된) 유채는 같은 십자화과와 교접할 수 있어요.유채지만 다른 배추나 무, 열무하고 같이 꽃이 필 때에
교접될 수 있어요. 그러면 생태계에 위험할 수 있죠."

경기도 평택의 한 도로. 노란 옥수수 알갱이들이 길가에 흩어져 있습니다. 줍다 보니 어느새 한 손 가득입니다.

평택항으로 수입된 GMO 옥수수가 운반 과정에서 떨어진 겁니다.

[김영기/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국장]
"보통 들여올 때 다 부셔서 들어와야 해요. 여기 생태도 있잖아요. 싹 틔워서 자랄 수도 있다고"

통관에도 허점이 많습니다. GMO 유채씨는 수입 금지 품목이지만 지난해 10톤 넘게 우리나라로 들어왔습니다.

[농림부 관계자]
"엄청난 물량이 수입되고 있는데, 샘플 채취를 하는 데 그걸 완벽하게 하기는 사실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식량 자급률 23%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전혀 안 쓰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위해, GMO 완전 표시제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약속한 GMO 완전 표시제 이행하라, 이행하라, 이행하라, 이행하라"

"안돼요. GMO"

채널 A 뉴스 정하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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