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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선이 간다]사업주보다 나쁜 것은 공무원들…고 이선호 씨 아버지 인터뷰
2021-05-20 19:24 사회

이번에는 위험한 일자리에 내몰린 청년들 이야기입니다.

한달 전 경기 평택항에서 23살 청년이 300kg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습니다.

대학생 아들이 아버지를 따라 아르바이트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겁니다.

안전교육과 안전관리자가 없어서 일어난 명백한 인재였습니다.

관리 책임자들의 사과를 기다리며 한달 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고 이선호 씨의 빈소에 제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고 이선호 씨의 쓸쓸한 빈소를 동갑 친구들이 함께 지키고 있습니다.

[현장음]
(새벽 6시 반인데 밤을 새셨어요?) 네. 향 꺼지게 하면 안 된다해서 돌아가면서.

[故 이선호 군 친구]
아마 저희가 이런 사고를 당했어도 선호가 똑같이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재훈 / 故 이선호 군 아버지]
내 아이 친구들 와가지고 허구헌 날 돌아가면서 밤을 새는데 애들 보기도 미안하고 죄스럽고 그 집부모들은 애가 얼마나 걱정되겠노.

아버지는 왜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을까.

[이재훈 / 故 이선호 군 아버지]
이건 명백한 회사 책임이거든요. 우리 아들한테 와서 미안하다고 잔 한잔 보내주면 우리 아이가 눈을 감을 것 같아요.

아들과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끔찍한 사고 현장을 직접 목격해야 했습니다.

[이재훈 / 故 이선호 군 아버지]
심부름 보낸 우리 아들 안 돌아와.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돌아보는 참에 커브를 딱 도는데 지게차가 이렇게 받치고 있더라고요. 이 밑에 우리 아이가 엎어져 있는거여. 이거 뭐고? 죽은 기가? 죽었나?

사고 당시 선호 씨는 안전교육도 안 받고 처음으로 컨테이너 현장에 투입됐고, 반드시 지켜 봐야할 안전관리자도 없었습니다.

[이재훈 / 故 이선호 군 아버지]
지게차 보고 넘겨라 스톱, 사람 있다. 사람 나오세요. 그게 (안전 관리자가) 할 일이거든요.

[이재훈 / 故 이선호 군 아버지]
사업주보다 나쁜 것은 대한민국 공무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제반적인 안전관리를 해양수산부 평택지청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번이라도 나와서 그 사람들이 지적을 했으면 이런 사고 안나죠.

숨진 젊은 노동자의 사연은 청년들에게 특히 와닿습니다.

[최강재 / 26살]
안타까움 다음에 올라오는 감정이 분노의 감정이 올라왔는데. 다시는 청년들이 노동자들이 일하면서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평택 시민]
대학생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있고 해야할 것도 있는데 그 나이에 사고로 죽어버리면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요.

막을 수 있었던 안전 사고로 너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선호씨.

아버지는 그래서 떠나 보내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이재훈 / 故 이선호 군 아버지]
어떻게 하늘을 쳐다보고 땅을 보고 내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내가 살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 살 용기가 자신이 없어. 제 새끼 없는 세상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요.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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