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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되는 케이블카, 이유는 ‘위’에 있다
2017-10-20 19:41 뉴스A

요즘 산으로, 바다로 여행가기 딱 좋은 날씨죠.

이런 유명 관광지에 가보면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이 많습니다.

관광객들에겐 편리하고 지역사회는 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인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파리만 날리는 곳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박건영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해상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얼굴엔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이한솔 / 전남 광주]
“친구가 타봤는데 좋다고 해서 타러 왔고. 바닥에 바다도 보이니까 그게 엄청 재밌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케이블카를 타봤습니다.

바닥이 투명해 바다 위를 걷는 듯합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편리하게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장음]
"너무 좋아요! 최고예요, 최고!"

[최임선 / 대구 수성구]
“애들이 장애인이거든요. 바다가 보이니까 좋고."

[박건영 기자]
“문을 연 지 3년째인 여수 케이블카. 처음 개통 당시엔 일부 환경단체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여수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가 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케이블카도 마찬가지 상황일까요?”

5년 전 만들어진 '얼음골 케이블카를 찾아가 봤습니다.

왕복 2차로 도로는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산합니다.

[인근 식당주인]
“주차장이 협소해요. 차 댈 데가 없어, 지금. 밀양시 행정이 제일 문제야.”

케이블카 탑승장에도 대기 승객이 거의 없습니다.

[얼음골 케이블카 관계자]
“딱 보시면 인프라 구성이 잘 안 돼 있습니다. 지금 (도로를) 확장하려고 뭉개고 있잖습니까, 몇 년 만에. 식당도 없지 않습니까?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케이블카 건설비는 2백억 원. 그러나 해마다 수억 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케이블카 공사에 착수한 목포.

유달산에서 고하도까지 연결하는 3.2km 길이인데,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인근 상인]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오면 얼마나 좋으련만. 꼭 케이블카를 타려고 외지에서 오지는 않는다는 말이야.

[인근 식당주인]
"여기는 할 거리, 먹거리가 있어야 돼. 그것이 없잖아.”

[여인두 / 목포시의원]
“(전남지역) 인근에만 4개가 생기는 거죠. 여수가 잘 되니까 우리도 잘 될 것이다 이런 막연한 상상을 해선 안 된다…."

케이블카 건설 문제로 20년 넘게 갈등을 빚는 곳도 있습니다.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중턱.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당초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완공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건설 계획안 가결과 부결을 반복하면서 주민과 환경단체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준화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비대위원장]
“케이블카를 놓으면 조망만 보고 내려오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을 더 보호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설치하겠습니다.”

[박그림 / 설악산지키기 국민행동 대표]
“케이블카를 통해서 연 50만~60만 명을 태워 올리게 되고, 등산을 통해서 내려가게 되면 결국은 산 전체가 망가지고…"

현재 전국에서 관광용으로 운영되는 케이블카는 모두 22개.

그러나 이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남산과 여수, 통영,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등 4곳뿐입니다.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지만 새로 추진 중인 곳도 30여 곳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케이블카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케이블카 하나만 갖고는 안 되고 주변에 연계해서 볼만한 관광자원, 주변 편의시설, 접근성, 이미지 홍보 이런 게 안 돼 있으면 다른 데 비해 뒤지게 돼 있죠."

그때그때 고무줄처럼 바뀌는 경제타당성 조사도 엄격하게 해야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강희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비용 편익 분석을 잘못해서 충분한 사회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국민이 낸 세금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환경대책도 중요합니다.

실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 계획은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 문제로 여러 차례 부결됐습니다.

지역마다 케이블카 건설에 나서고 있지만 철저한 사전 조사 없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돈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연출 김남준
글·구성 전다정 장윤경
그래픽 김민수 양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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