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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때문에…‘DNA 성감별’ 당하는 은행나무
2017-10-20 19:42 뉴스A

예쁜 노란 은행잎은 가을을 나타내는 상징이죠.

그런데 문제는 특유의 악취입니다. 암나무에서 냄새가 나는 건데요.

급기야 암나무를 없애려고 DNA 성감별까지 하고 있습니다.

김예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굴착기가 가로변 은행나무에 밀착해 강력한 진동을 가합니다.

악취 나는 은행 열매를 제거하는 겁니다.

[박현주 / 서울 서대문구 ]
"은행 떨어지면 막 밟으면 느낌 이상하고 그 다음에 냄새 나는 것 때문에 너무 싫어요."

[김예지 기자]
"제 뒤에 보이는 나무가 수나무, 앞에 있는 나무가 암나무인데요.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 밑은 이렇게 깨끗하지만 열매가 달리는 암나무 밑은 악취가 나는 은행 열매로 가득합니다."

서울 가로수의 10%를 차지하는 암 은행나무, 지자체들이 제거 작전에 나서면서 서울에서만 지난 3년 간 암나무 400여 그루가 뽑혀 나갔습니다.

급기야 DNA 성감별까지 하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원래 20년 정도 자라야 육안으로 성별을 알 수 있지만 DNA 분석법은 어린 잎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은행잎의 DNA를 분석하면 수나무는 유전자 두개, 암나무는 한개만 관찰됩니다.

이렇게 5년 간 2800여 그루가 성 감별을 받고 수나무로 판정된 것만 가로수가 됐습니다.

[이제완 / 국립산림과학원 농학박사 ]
"자연 분포하고 있는 나무의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게 된다면 그건 분명히 안 좋은 상황이 되겠지만 가로수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효율적인..."

은행나무가 2억 8천만 년이나 생존한 비결인, '악취' 하지만 이젠 악취 때문에 성차별을 받는 신세가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김예기 기자 yeji@donga.com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오훤슬기
그래픽 : 권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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