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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달라진 해경…사고 나도 또 당한다
2017-12-06 19:28 사회

인천 낚싯배 사고 당시 해경 구조팀은 배를 출동시키는데만 20분이 걸렸습니다.

그냥 시동을 걸고 나가면 될 것 같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구조보트가 다른 어선들과 밧줄로 묶여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오늘, 같은 사고가 난다면 어떨까요.

김남준 기자가 해경의 출동 태세를 다시 점검해 봤습니다.

[리포트]
늑장 출동을 지적받은 해경 영흥파출소는 지금 구조보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사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구조보트 주변에 어선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습니다.

게다가 밧줄로 묶여 있어 떼어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뒷쪽으로는 어선 한 척이 정박해 있습니다.

긴급 신고를 접수해도 출동할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겁니다.

[영흥파출소 관계자]
"배가 7척 붙어 있으면 배가 당겨지지도 않아요."

낚싯배 사고 당시에도 이 구조보트는 주변 어선 때문에 20분 출동이 지연됐는데 지금도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썰물인 낮에는 주변에 정박된 어선들이 펄에 빠져 구조보트는 아예 출동이 불가능합니다.

평택의 해경구조대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했지만 사고해역에 도착한 시간은 1시간이 넘었습니다.

양식장이 문제였습니다.

[김남준 기자]
"평택해경 구조대가 영흥도 사고해역까지 출동했던 바닷길을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10분 정도 보트를 타고 달리자 끝이 보이지 않는 면적의 양식장이 나타납니다.

[현장음]
"양식장이 산재 돼 있으니까 안전운항에 유의할 것."

양식장을 피해 입파도가 있는 남쪽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사고 발생 1시간 12분 뒤인 오전 7시 17분 사고해역에 도착했습니다. 

[백광태 / 평택해경 대부파출소 경사]
"양식장이 없으면 아무래도 (사고해역까지) 더 빨리 갈 수 있죠."

최적의 대체 항로를 미리 찾아놨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황대식 / 전 해양구조협회본부장]
"회피해서 돌아가는 항로가 존재할 때에는 어느 항로로 접근할 것인가 고민을 정책적으로 좀 다듬어야 하거든요"

불과 나흘 전 선창 1호 낚싯배 사고로 15명이 숨졌지만 오늘도 해경의 출동태세는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남준입니다.

김남준 기자 kimgija@donga.com
영상취재 : 김기범 한일웅 황인석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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