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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는뉴스]경광봉 하나로 학교 지키는 ‘보안관’
2018-05-03 19:55 뉴스A

한달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던 인질극, 기억 나시죠?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 보안관 제도를 놓고 말들이 참 많았는데요. 그들의 애환을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더하는 뉴스'입니다.

[리포트]
수업중인 초등학교에 들어가 인질극을 벌인 20대 남성.

(학생을 왜 인질로 잡으셨어요?)
"환청이 계속 들렸습니다."

당시 학교 보안관의 책임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아이가) 화장실 갈 때에도 무서워서 화장실을 못가고
참고 있었다고..."

[백승우 기자/서울 방배 초등학교]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난 방배 초등학교 앞입니다. 학교 앞은 하교 시간이 되자 학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을 쉽게 볼수 있는데요. 당시 문제가 됐던 학교 보안관 제도를 놓고 여전히 말들이 많습니다. 그럼 학교 보안관 제도, 지금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아무도 등교하지 않은 이른 아침. 학교 보안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보안관 옷으로 갈아입고 교문을 열며 등교길 준비를 합니다.

[백승우 기자]
"아침 8시 30분이 되면서 초등학교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등교를 시작했습니다. 저도 학교 보안관 업무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교문으로 몰려드는 학생들.

[김호영 / 창동초등학교 보안관]
"거기 서면 안 됩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앞으로. 앞으로 나오세요. 이쪽 앞으로"

학교에서 3백 미터 안은 어린이 보호 구역이지만 달리는 차량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횡단 보도로 건너야지 횡단보도. 조심히 건너요) 새싹들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데, 안전에는 전혀 생각이 없는 분들이 (많아요)

학교 보안관의 첫 임무는 방문객들의 출입 통제. 방배초 인질극 이후 출입 통제는 한층 엄격해졌습니다.

[김호영 / 창동초등학교 보안관]
"방문객이 들어왔을 때는 일단 신원을 확인하고 신분증 제시를 받고 방문록 작성을 하게 한 다음에 어디가시나 행선지까지."

34년의 직업군인 생활을 마친 뒤 6년 째 보안관 일을 하고 있는 김호영 씨,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자부했지만, 아찔한 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김호영 / 창동초등학교 보안관]
"술 드시고 4월 초에 오신 분하고 조현병 환자는 1년 전에 왔었고요. 그리고 노숙자도 작년에 오셨고."

하지만 김씨가 가진 장비는 경광봉 하나. 누군가 흉기나 둔기를 휘두르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의 학교 보안관들은 총기를 휴대한 채 , 금속 탐지기의 도움까지 받고 있습니다.

[현장음]
"(보안관님!) 네 교감 선생님.
(비상벨 5번 들어왔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출동하겠습니다."

비상벨이 울렸다는 신고. 하지만 다급히 달려간 현장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호기심이나 장난삼아 누르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습니다.

[김호영 / 창동초등학교 보안관]
"(한달에 몇 번 정도 울리는 지) 한달에 2회, 많으면...비상벨 울리는 이유가 99.9 퍼센트가 학생 부주의로."

교내로 불쑥 들어오는 학부모도 골칫거립니다.

[김호영 / 창동초등학교 보안관]
"어기시면 안 되죠 학부모님이.(네) 야 진짜 학부모님이 더 어기질…"

서울의 국공립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학교 보안관은 1187 명. 하지만, 교대근무를 하다 보면 사실상 1인 근무나 다름 없습니다.

[신동인 / 창동초등학교 생활부장]
"잠깐 화장실을 간다거나 아니면 순찰을 도신다거나 하는 상황에서 출입문이 비는 그런 어쩔 수 없는 경우들이."

무단 출입자라도 제지할 권한이 없습니다. 무턱대고 막다 학교에 민원이라도 들어가면 불똥은 고스란히 보안관 몫입니다.

[A 초등학교 보안관]
"나도 세금 내는데 내 마음대로 학교에서 하는데 왜 행복 추구권을 당신이 보안관 주제에 나를 나가라마라 하냐."

학교 보안관이 1년 계약직 직원이 아니라, 학교의 중요한 일원이란 인식이 뿌리 내려야 할 때입니다.

[김호영 / 창동초등학교 보안관]
"저는 6년 2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초등학생, 학부모, 선생님들 이 분들은 가족이다."

고마워요, 네, 안녕하 가세요~!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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