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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랑야랑]876일 전 문 대통령의 약속
2019-10-03 20:20 뉴스A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를 바로 시작해볼까요?

876일 전 약속, 입니다.

Q. 876일 전이면, 대체 언제인 거죠?

바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날입니다. 그날 문 대통령은 이런 약속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2017년)]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을 모두 섬기겠다고 약속한 지 876일이 지난 오늘, 문 대통령이 카퍼레이드를 벌인 광화문광장에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Q. 당연히 청와대에서도 오늘 집회를 예의주시했겠죠?

문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에서도 집회 소리가 들렸을 겁니다. 관저를 둘러싼 북악산이 방음벽 역할을 해서 오히려 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합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었죠.

[이명박 당시 대통령 (2008년)]
"6월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습니다."

Q. 오늘 집회에 대한 청와대 반응은 아직 없어요. 혹시 지금 청와대 분위기, 좀 취재가 됐나요?

네, 청와대에선 '외통수에 걸렸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초동 집회 다음 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내일 어떤 식으로든 논평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서초동의 민심은 무겁고, 광화문의 민심은 가볍다고 할 순 없을 테니까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예상 밖으로 많은 시민들이 모이자 "민주당식 계산으로 하면 집회 참가 인원이 3억8천만 명"이라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Q. 청와대가 내일 어떤 메시지를 낼지 참 궁금하네요.

내일 나올 청와대의 메시지가 조국 사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난감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2017년 2월 대선 당시 한 방송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모여 '문재인 퇴진'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광화문광장으로 나가 끝장토론을 하겠다. 또 퇴진을 요구하는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충분한 대화를 갖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보수 진영에선 이 약속을 지키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겠죠. 오늘의 한마디는 이겁니다. 여러 의미를 담아 "늦은 때란 없다"로 하겠습니다.

Q. 늦은 때는 없다. 자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볼게요.

'허언장담'으로 정해봤습니다.

Q. 호언장담이 아니라 허언장담이군요?

그렇습니다. 허언장담의 주인공은 바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입니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어제, 국방위)]
"(멧돼지가) 물리적으로 이동을 통해서 내려올 수는 없다는 것은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태경 / 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국방위)] 
"북한 돼지까지 우리가 눈치 봐야 합니까? 철조망이 무너질 수도 있는 건데"

Q. 정경두 장관이 북한에서 멧돼지가 내려올 리 없다고 호언장담을 했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바로 어제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 안에서 숨진 야생 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이 멧돼지는 북한에서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현재 GOP 철책 5곳이 무너져 보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Q. 장관이라고 해서 부처의 모든 사안을 알 수는 없겠지만, 신중하게 얘기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 장관이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어제 정 장관은 어느 때보다 표정이 밝았습니다. 밝은 표정을 나무랄 순 없지만 어제는 북한이 탐지와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시험한 날입니다.

그의 해맑은 표정이 불안해 보이는 건 저 혼자만의 착각일까요.

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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