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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미안하다”…“꿈이었으면” 단서 찾는 아빠
2017-06-20 19:45 사회

지난주 충북 청주에서 10살 어린이가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아버지는 슬퍼할 시간도 없습니다.

CCTV에 담긴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몇 번이고 돌려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막내아들이 하늘나라로 떠난 현장에 다시 나오기까지 수없이 망설인 아버지.

[배인문 / 피해 어린이 아버지]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그런데도 제가 해야 되니까 아빠로서…"

중학생 딸 둘에 막내아들 하나.

36살 늦은 나이에 얻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었습니다.

[배인문 / 피해자 아버지]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집에서 항상 웃고 계속 말하고"

사고 9일 전 아들의 눈 검사를 위해 서울에 있는 안과를 다녀온 게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이 됐습니다.

[배인문 / 피해자 아버지]
"좀 더 재밌는 거 보여주고 올걸. 이게 마지막 여행이었네. 이 녀석 하고"

사고 현장에는 피해 어린이를 추모하는 선물과 과자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문방구 주인]
"너무나 착한 아이였고 인사성도 밝아서 더 안타까웠어요."

건설 안전기사인 아버지 배씨의 직장은 충북 충주.

주말이 돼서야 만나는 아빠의 엉덩이를 툭툭 쳐주며 항상 힘을 주던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합니다.

목격자를 찾기 위해 현수막도 걸고 경찰서를 찾아 사고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봅니다.

[배인문 / 피해 어린이 아버지]
"밀었잖아(밀고 아…또)또 밀어쳤잖아(치고서 또 충격을 받은 거네)휴"

버스기사는 사고 사실을 모르고 계속 운전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배인문 / 피해자 아버지]
"미안하다는 얘기 밖에 못하겠네요 아들한테 미안하다…"

배씨의 아들은 과학자의 꿈을 미처 펼쳐보지도 못한 채 추모공원에 잠들었습니다.

'세림이법'의 주인공인 김세림 양이 4년 전 통학차량에 숨진 뒤 안치된 곳이기도 합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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