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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랑야랑]한국당 ‘네가 가라, 험지!’ / 정경심 교수님께
2019-11-05 19:50 정치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소개해주시죠.

네, '네가 가라, 험지!'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제목을 보면 뭔가 떠오르는 영화가 있죠?

Q. 영화 '친구'죠.

앞으로 이 얘기, "네가 가라, 험지!" 정치권에서 참 자주 들게 될 것 같습니다.

Q. 그러니까 당선이 쉽지 않은 지역에 서로 가라고 떠미는 거죠?

맞습니다. 험지 출마, 이건 총선 시즌을 알리는 알람 소리 같은 건데요,

오늘 잠잠하던 자유한국당에서 먼저 터져 나왔습니다.

Q.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영남권 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말이 많은데요.

[김태흠 / 자유한국당 의원]
저는 그 부분도 예외는 아니라고 오늘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뭔가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어려운 험지를 선택해서 가야… 

중진 의원들과 간판 인사들의 험지 출마 주장은 처음이 아닙니다.

[김무성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8월 20일)]
우파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대거 수도권의 험지에 나가서 싸워야 국민들이 우파 보수의 변화하려는 노력과 진정성을 인정해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Q. 김무성 의원, 예전에도 간판 인사들은 험지로 가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잖아요?

맞습니다. 시계를 2016년 총선 때로 돌려보겠습니다.

당시 김무성 대표가 콕 집어 험지 출마를 요구한 사람이 두 명 있습니다.

바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입니다.

오 전 시장은 험지 출마를 거부하고 서울 종로를 고집했고, 안 전 대번관은 당의 뜻에 따라 서울 마포, 험지로 출마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두 사람 모두 패배였습니다.

Q. 그러고보면, 그 뒤에 안 전 대법관은 정치권을 떠났고 오 전 시장도 한동안 정치권을 떠나 있었죠?

매우 중요한 대목인데요, 험지에 출마하더라도 낙선하면 정치적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죠. 그렇다 보니 서로 "네가 가라, 험지" 이런 싸움이 벌어지는 겁니다.

이 싸움에서 가장 먼저 선수를 친 인사가 있죠. 바로 홍준표 전 대표인데요. 이미 8월에 "저에게 험지 출마를 운운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고향에서 서울 강북으로 지역구를 옮겨라" 이렇게 선제공격을 했습니다.

Q. 물론 험지에서 살아남으면 일약 스타가 되기도 하지요?

맞습니다. 험지 출마의 원조 격이 있죠.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1998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는데, 2000년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당선 가능성이 낮은 부산에 출마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노무현 / 당시 (2000년)] 
(내일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 건데.)
네. 이길 거 같은 데 다녀보면.

(생각도 안하고 뛰어다니시고)
예. 확실합니다.
수고들 많이 해주셨는데 확실해야죠.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또 하겠지. 앞으로. 감당하기 벅차지만 가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총선에서 졌지만 이때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고 정치인 중 처음으로 팬클럽이 생겼습니다.

결국 이런 희생이 대통령 노무현을 만든 건데요, 희생과 각오가 없는 상태에서 서로 험지 출마를 떠민다면 오히려 유권자들의 불쾌지수만 높아질 것 같습니다.

Q. 출마자들, 어느 지역구로 가야할까 치열한 눈치 작전이 시작된 것 같네요.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갈게요.

'To. 교수님께'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여기서 교수님은 바로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입니다.

오늘 새벽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현재 구속 중인 정 교수에게 응원의 손편지를 보내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치소 주소와 정 교수의 수인번호까지 적어놓았습니다.

Q. 그런데 정 교수의 수인번호를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건가요?

저도 궁금해서 확인해 봤는데 정 교수는 지금까지 구속 전이든, 구속 후든 언론에 한번도 노출된 적이 없습니다.

또 구속된 이후에도 사복을 입기 때문에 일반인이 수인번호를 알기 어렵습니다.

결국 조국 전 장관 쪽이나 정 교수의 변호인 쪽에서 알려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어쨌든 정 교수에게 손편지까지 보내는 지지자들의 열정이 대단하네요.

지지자들은 정 교수에 앞서 조국 전 장관을 위해서도 편지 쓰기 운동을 펼쳤습니다.

[집회 참가자]
조국 장관님께 드리는 편지. 우리가 조국이다.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없다.

사실 정 교수는 지난 9월 페이스북 개정을 처음 만든 뒤 각종 논란에 직접 해명하는 한편 박노해 시인의 시를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지지자들의 손편지는 여기에 대한 응답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정 교수, 웬만한 정치인보다 팬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그렇죠. 편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인데요,

올해 초 유영하 변호사는 일주일에 1000통 가까운 편지가 온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보고 바깥 세상 돌아가는 걸 알고 있다,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편지만 읽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응원의 편지가 상황 인식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네네. 감옥 속에서 자칫 편지 안의 세상에 또, 갇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편집: 정새나 PD, 이혜림 PD
구성:이재명 차장, 김지숙 작가
그래픽: 권현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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