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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 ‘매섭게’ 낚아채다…매사냥
2017-11-10 19:59 뉴스A

우리 조상들은 겨울이 오면 매를 이용해서 꿩을 잡는 매사냥을 즐겼는데요.

이젠 쉽게 볼 수 없지만 이 매사냥의 전통을 잇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리포트]
중동 모래사막을 최고 시속 300㎞로 비행하며 하늘의 지배자 '매'가 눈 깜짝할 새 먹잇감을 낚아챕니다.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매사냥'.

삼국시대 왕이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싯누런 눈과 피 묻은 부리, 살아있는 매가 카메라를 노려봅니다.

매사냥은 야생 매를 길들여 겨우내 꿩이나 토끼를 잡는 사냥인데, 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직접 먹이를 뜯어주는 손밥 훈련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철호 기자]
2년생 암컷 참매 '백화'입니다.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에서 맹금의 기상이 느껴지는데요. 야생의 매를 이렇게 길들이는데는 최소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감나무밭에서 포착된 까투리의 움직임에 사냥을 시작하는 백화.

좁은 나무 사이를 비집고 억센 발로 먹잇감을 내려 꽂습니다.

[이기복 / 응사(매사냥꾼)]
검독수리가 사자라면, 얘(참매)는 표범. 숲 속을 날아다니면서 먹이를 채거든요. 토끼, 오리 가리지 않아요.

매섭다, 매몰차다, 시치미를 떼다 등 많은 우리말이 매사냥에서 유래됐습니다.

[이기복 / 응사]
다른 매꾼이 매가 탐이 나서 이름표(시치미)를 떼버리는 거야. 거기서 시치미 떼다는 말이 나온 거야.

지난해 겨울, 백화를 처음 만나 길들인 이 응사. 올 겨울 사냥이 끝나면 다시 자연에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이기복 / 응사]
이 매로 인해서 몇 달 즐거웠으면, 매가 자연으로 가는 데 전혀 거리낌 없고 불행함이 없도록 보내는 게 매꾼의 자세입니다. 

채널A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김종태
그래픽 : 손윤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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