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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리고 썩은 ‘장승 가족’의 수난
2015-10-15 00:00 사회

12년 전 러시아로 이민간 '장승 가족'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6개는 누군가가 베어 넘어뜨렸고, 3개는 썩어 문드러졌는데요.

정부는 나무라서 그런가 하고 '돌하르방'을 대신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다고 괜찮을까요?

이현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8미터 높이의 장승 앞으로 무참히 베어져 쓰러져 있는 장승 조각들.

지난 4월, 소스노브카 공원의 한국 장승 6개가 전기톱 테러를 당한 현장입니다.

[마리나 스탄케비치 / 상트페테르부르크 행정청 대변인]
"경찰이 이 천박한 훌리건 사건을 맡고 있는데, 이 구역의 중요한 문제는 공원주변 시민들의 안전입니다."

경제난으로 서방에 불만을 가진 극우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그나마 남은 3개 장승도 심하게 썩어 보행자 안전문제로 철거됐습니다.

[러시아 현지보도] (지난달 22일)
"소스노브카 공원에서 장승이라는 목재 우상들이 사라졌습니다. 이 우상들은 마지막까지 남은 것들이었습니다."

장승 명인 김종흥 씨의 작품으로 2003년 한-러 우호의 상징으로 선물한 장승 9개가 수난 끝에 모두 사라진 겁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청 측은 한국 총영사관에 사과의 뜻을 표명했고,

[주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 관계자]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청 측도 총영사관에 '미안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한국과 러시아 우호를 상징하는 기념물이 들어와야 한다는 데 시청과 영사관 입장이 일치합니다."

관리가 용이하고 훼손 우려가 적은 '돌하르방'으로 대체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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