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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기다림…“꽁꽁 언 땅 구덩이 매일 팠다”
2017-08-14 19:41 뉴스A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주에 풀려난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가 혹독했던 북한 생활을 털어놨습니다.

강제 노역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기약없는 기다림이었다고 했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밝은 표정의 임현수 목사가 교인들의 환호 속에 교회로 들어섭니다. 31개월 만의 일입니다. 예배 단상에 올라 감사인사를 전하면서도,

[임현수 목사]
"(북한과 캐나다는 단교해) 스웨덴 대사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그분들의 도움도 무척 컸던 것을 감사드립니다."

풀려난 것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는 임 목사.

[임현수 목사]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 같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순간을 털어놓습니다.

[임현수 목사]
"북한에서는 처음 저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검사들이."

이후 무기노동 교화형을 선고 받고 다행이란 생각도 잠시, 거의 매일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땡볕 아래서 8시간씩 일했고 겨울에는 얼음덩이 같은 석탄 조각을 깨거나 꽁꽁 언 땅에 1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다 손발이 동상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임현수 목사]
"땅에 구덩이를 하나씩 파라고 하는데 하나를 판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가장 힘든 건,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을 혼자서 견뎌내는 일이었습니다.

[임현수 목사]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시 북한에 가겠냐는 질문에는 여운을 남깁니다.

[임현수 / 목사]
"북한이 저를 초대하지 않겠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기도해야죠."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영상편집:조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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