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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부천국제영화제 ‘미투’…권익위는 “업무 밖”
2018-02-09 19:54 뉴스A

[리포트]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 내 성추행 소식, 어제 오늘 계속해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 문화과학부 최석호 차장과 이어 갑니다.

Q1. 고위 간부 A씨, 본인은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있죠. 그런데 국면을 바꿀 새로운 단서가 발견됐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고위 간부 A 씨가 유지선 씨를 만나서 성추행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녹음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일단 들어보시죠.

[A 씨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고위 간부(2014년)]
"그때 얘기를 했으면 내가 사과를 했을텐데 미안하다고. 지선이에게 상처를 줬다고 하면 정말 미안하다."

유지선 씨가 주장하는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건 2013년 10월인데, 다음해 2월 뒤늦게 사과를 한 겁니다.

Q2. 성추행을 안했다는 사람이 사과를 한다, 이상한데요. 최석호 차장이 이 간부랑 직접 통화도 해봤다고요?

사건이 발생한 뒤 유지선 씨는 영화제를 주최하는 부천시에 A 씨의 성추행 사실을 알렸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부천시 담당과 직원이 A 씨를 찾아가 만났는데 "조직위 고위 간부의 성추문이 외부에 알려지면 영화제 자체가 시끄러워 질 수 있다"고 말한 겁니다.

결국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시급히 사과를 한 건데요,

그런데, A 씨 사과에 진심이 담겼었는지에 대해선 의심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직접 전화를 해봤습니다.

[A 씨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고위 간부]
"성추행이라면 의도를 갖고 추행을 하는 것이잖아요? 나는 청바지 예쁘다 그러고 칭찬을 한 거예요."

Q3. 해명이 이상하네요.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부천시에 얘기했는데 부천시에서 아무 조치도 안한 것인가요?

없었습니다. 조치가 없었던 것을 넘어서 유지선 씨에게서 충격적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지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프로그래머]
"조직을 지원하고 있는 부천시에 연락을 했죠. 회유하려는 인상이 짙었던 것 같아요. 결코 피해자 입장에 서주지 않았고…"

논란이 확산되는 게 싫었던 겁니다.

어떻게든 유지선 씨와 A 씨의 당사자간 합의로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던 건데요, 이 부분에 대해선 A 씨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A 씨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고위 간부](08:40)
"부천시는 영화제를 주최하는 지자체니까 시끄럽게 얘기가 나오면 서로 피곤해지는 거잖아요."

Q3-1. 답답하니까 국민권익위에도 상담을 해봤다고요?

그렇습니다.

유 씨는 2차례에 걸쳐서 권익위에 상담 전화를 걸었습니다. 권익위에선 뭐라 했는지 들어보시죠.

[유지선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 프로그래머]
"권익위 등에 연락을 해봤을 때 그것(입증)에 대해서 과정이 더 길다, 과정이 힘들다는…"

권익위에 확인을 해 봤는데요, 유 씨의 상담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상담을 했다는데, 기록조차 없다... 권익위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성추행 사건은 권익위 업무 범위 밖이다. 문의가 오면 여성가족부 기관으로 연결한다."

국민고충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권익위의 설명대로라면 성추행은 국민들의 고충이 아니었던 겁니다.

Q4. 결국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오히려 외면당한 현실인건데, 문제가 무엇일까요?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회적 구조가 문제입니다.

최근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보면요, 성폭력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했냐는 질문에 56%는 '문제라고 느꼈지만 참았다' 39%는 "모른 척하고 피했다"고 답했습니다.

"가해자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는데요, 이제는 성폭력, 성추행 문제를 좀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시급해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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