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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터치]철거냐 재설치냐 ‘육교 갈등’
2018-02-09 20:03 뉴스A

[리포트]
뉴스터치 시작합니다. 오늘은 육교 이야기입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육교입니다. 1979년 지어졌는데요. 곳곳이 녹슬면서 안전 문제가 제기됐고, 3년 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자 지난해 철거했습니다.

그런데 새 육교를 만들지를 놓고 주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현장으로 가보시죠.

"이곳은 서울 종로구 신영동입니다 보행 약자를 위해 육교를 재설치한다고 적힌 구청 현수막이 보이는데요. 지금 제 뒤는 육교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관할 구청은 새 육교를 세우는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육교가 아닌 횡단보도라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로 육교가 있던 거리 주변엔 횡단보도를 찾아 볼 수 없는데요. 도로를 건너려면 큰 길까지 나가야 하고 다른 육교를 건너야 해서 4백 미터 이상 돌아가야 합니다.

'무단횡단 금지' 현수막이 걸렸지만 노인 인구가 많은 동네다 보니 육교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주민도 많습니다.

무단횡단 때문에 구청은 '보행자 도우미'까지 배치했는데요. 횡단보도가 없는데도 신호가 바뀌어 차량이 멈출 때마다 도우미가 나서 길 건너는 걸 도와주는 황당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육교가 꼭 필요하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은데요. 양측 주장을 들어봤습니다.

[박금순 / 서울 종로구]
빨리 횡단보도를 만들어줘야지 우리가 다니지 불안해서 못 다니죠. 위험하죠.

[김혜숙 / 서울 종로구]
아이들 학교가 여기 있잖아요. 바로 (초등학교) 문이. 육교가 아니면 위험하거든요.

인근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도로를 안전하게 건너려면 육교가 필수라고 말합니다.

학교 측 설문조사에선 학부모 4명 중 3명이 육교 재설치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후문 쪽에 다른 육교가 있어서 횡단보도 설치가 더 급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근의 종로구 평창동도 주민 반대에 부딪혀 재설치 중이던 육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는데요. 과거에 세운 육교들은 낡고 미관을 해친단 이유로 속속 철거되고 있습니다.

서울만 해도 2000년 248개였던 육교가 지난해는 162개로 줄었습니다.

완전철거와 재설치 사이에서 주민들이 갈등하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텐데요.

시민의 보행권과 안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폭넓은 의견수렴과 설득과정이 중요해 보입니다.

뉴스터치였습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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