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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터치]죽음 부른 목동병원 ‘25년의 관행’
2018-04-06 19:35 뉴스A

오늘 뉴스터치는 '25년간 이어진 관행' 이야기입니다.

2017년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졌습니다.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사인이었습니다.

[정혜원 / 당시 이대목동병원 병원장 (지난해 12월)]
"다시 한번 유가족, 병원 입원환자 여러분, 보호자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

경찰이 오늘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영양제 한 병을 여러 주사제로 나눠 투여하는 이른바 '분주'가 문제였다고 봤습니다.

신생아 사망 전날, 간호사 2명은 신생아 정맥에 주입할 영양제 1병을 개봉해 주사기 7개에 옮겨 담았고, 신생아 5명에게 투여했습니다.

환자 1명에게 영양제 1병을 쓰게 한 '1인 1병' 지침을 어긴 건데요.

오래된 관행이었습니다.

[박창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2계장]
"분주 관행은 1993년 이대목동병원 개원 시부터 있었고…"

25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죠.

이대목동병원이 문을 연 1993년만 해도 이런 영양제는 환자 1명 당 일주일에 2병까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양제 1병을 여러 환자에게 나눠쓰는 '분주'는 병원이 최대한 건강보험금을 받아 낼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듬해 보건복지부가 이 규정을 없앴지만, 병원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관행을 끊을 기회는 한 번 더 있었습니다.

2010년, 이대목동병원은 국제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받으려고 지침을 '1인 1병'으로 바꿨지만, 현장에선 분주 관행이 계속됐습니다.

의료진들은 "문제점을 보고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진술했는데요.

건강보험금을 타낼 때는 한 사람당 한 병의 주사제를 쓴 것처럼 허위 청구했습니다.

분주의 가장 큰 문제는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경찰은 신생아 사망 당일까지도 감염 예방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사용 지침도 안지켜졌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인데요.

이 중 3명은 이미 구속됐죠. 의료진 구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시스템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 책임을 실무진에게 떠넘긴다"고 반발했는데요.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이달 중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취소할 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뉴스터치였습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영상취재 : 이호영 추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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