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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최순실”…국정 농단에 폭격맞은 승마계
2017-01-20 19:16 뉴스A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의 특징은 우리 사회에 그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죠.

동물로 치면 최대 피해자는 말인 것 같습니다. 승마업계 종사자들도 덩달아 생계를 고민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합니다.

유승진 기자가, 그들의 우울한 겨울나기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승마장. 초등학교 방과 후 승마교실을 운영해 수익을 내온 승마장 대표 A씨는 지난해 12월, 돌연 일감을 잃었습니다.

나빠진 승마 이미지 때문에 승마교실이 폐지된 겁니다. A씨의 승마 사업 규모는 60%나 줄었고, 텅빈 승마장엔 수북히 쌓인 안장과 굴레만이 손님을 기다립니다.

"사실 승마는 재활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생활체육입니다. 하지만 국정농단에 직격탄을 맞아 승마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A 씨 / ○○ 승마장 대표]
"말을 차에 싣고 운동장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야, 말이다' 손을 흔들고… . 지금 마차가 학교에 들어가면 야, 최순실이다'라고….."

또 다른 승마장도 찾아가봤습니다.

이곳 승마장도 월 매출이 반토막 났습니다. 12명의 직원 인건비와 사료비를 빼고나면 심각한 적자가 나는 상황.

[김기천 / 홀스메이트 대표]
"이번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말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이라고 밖에는 판단이 안 돼요."

"지금 시간이면 마방의 말 절반이 운동을 나가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이용객들이 줄면서 말 대다수가 아직도 마방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승마 꿈나무들도 이제는 자신들의 꿈이 부끄러워진 현실.

[채승기 / 남수원중학교 2학년]
"다른 꿈 같으면 뭐가 좋냐 물어보는데. 말을 탄다고 하면 '알겠어'하고 거기서 끝나는…. 원래 승마는 이런 스포츠가 아닌데…."

엘리트 선수로의 길도 험난해졌습니다. '제2의 정유라'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초중고 최저학력제 시행이 강화됐습니다. 공부하는 선수란 취지는 좋지만 선수들에겐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유하람 / 전북 마사고등학교 1학년]
"말이 주가 되는 게 아니라 공부가 주가 되는 거니까.  지금까지 말 타온 게 물거품이 된 느낌이 들죠."

게다가 승마로 갈 수 있는 4년제 대학도 갈수록 줄어듭니다.

말을 사랑하는 승마인들은 일부의 잘못으로 모두가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예진 / 세종초등학교 4학년]
"그냥 정유라한테만 피해주면 되는데 저희한테까지 피해를 주니까…. (그래도) 말은 영원한 제 친구예요."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훈·이준희·김명철
영상편집 : 조성빈
그래픽 : 오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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