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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깊은 뉴스]경기장은 ‘원더풀’…숙소는 ‘오마이갓’
2017-02-09 19:58 뉴스A

딱 1년 뒤면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개막됩니다.

백자를 모티브로 한 성화봉이 공개되고 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가 입장권 예매를 시연하는 등 분위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채널A 취재진이 평창과 강릉을 찾아 주요시설 준비상태와 운영 실태를 심층취재했습니다.

유승진, 이철호 기자의 연속 보도입니다.

[리포트]
빠른 속도로 활강해 커브를 돌자 그대로 튕겨져 나가는 루지 선수. 이 사고로 선수가 사망하면서 올림픽 시설 안전은 국제적인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채널A 취재팀은 먼저 현지 건축사와 함께 경기장들을 점검해봤습니다.

저는 지금 평창 올림픽의 시작과 끝을 책임질 개폐회식장에 나와있습니다. 개막까지 딱 1년 남았지만, 보시다시피 아직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오각형으로 설계를 바꾼 탓에 공정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태휴 / 대한건축사협회 강릉지회장]
"동절기에 가장 우려되는 것들이 습식공사, 물이 들어가는 공사 부분인데 마감 공정에서 내부 타일이라던가 동절기 기간 동안 보온조치를 철저히 해야…."

총 2,018m의 길이의 슬라이딩 센터. 봅슬레이 루지 등을 소화할 국내 첫 시설입니다. 트랙 밑 촘촘히 깔린 파이프로 냉매를 주입해 얼음을 만드는 데 한창입니다.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기장들은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기둥이 없어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스피드 스케이팅장.

경사진 지반을 그대로 활용해 선수와 관객 출입구를 분리하며 혼잡을 최소화했습니다. 빙질과 시설도 최상급이라는 반응입니다.

[알렉산드르 장 / 캐나다]
"제가 타본 얼음 중에 매우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세르게이 그라소프 / 러시아]
"매우 좋은 경기장입니다."

방풍 네트를 두른 스키점프 경기장은 거센 산간바람을 돌려, 스키 점프 부력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쇼트트랙 경기장은 워터 스프레이를 얇게 뿌려 트랙 얼음 밀도를 한껏 높였고, 두텁고 푹신한 패딩으로 사고 위험도 대폭 줄였습니다.

12개의 올림픽 경기장 평균 공정률은 96.5%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제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올림픽을 운영할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채널A 취재팀이 테스트 이벤트가 열린 평창과 강릉 일대를 취재한 결과,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노르딕 복합 월드컵 스키점프 예선이 열린 지난 3일 저녁. 선수들을 스키점프대로 실어 나르는 전동 모노레일이 중간에 멈춰 서있습니다. 약 3분 뒤 작동이 재개됐지만 하마터면 선수가 제 시간에 출발점에 도착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뻔했습니다.

[한전 관계자]
"정전은 아니었는데 전압이 떨어지다보니까 모노레일이 그대로 딱 서버리는 거죠."

경기장 주변 눈꽃축제장에서 터뜨린 폭죽이 고압선로를 건드린 게 원인이었습니다. 테스트 이벤트 경기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통역이 불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브게니 / 러시아 관광객]
"여기 어떻게 오셨어요?"
"죄송하지만 이해를 못했어요."

평창 현지 숙소 상황도 열악합니다.

[현장음]
"방 있어요?"
"아예 없어요."
"예 없어요. 있으면 제가 드리죠. 방 놔두고 안 파는 사람 있어요?"

이처럼 테스트 이벤트 기간 중에도 방이 부족했는데 관광객이 몰리는 올림픽 기간에는 심각한 바가지 문제가 예상됩니다.

"저는 지금 8만원짜리 방에 들어와 있는데요.
세탁 안 한 침구와, 침대도 없구요. 화장실도 정말 지저분합니다.

강원도와 조직위가 확보한 평창, 강릉 경기장 인근 관람객용 방은 약 5만 개. 올림픽 기간 중 일평균 관람객 10만 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나마 상당수는 이처럼 모텔, 여관, 여인숙 등 질 낮은 숙소들입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곳곳에서 드러난 운영상 허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이철호입니다.

영상편집 : 배시열
영상취재 : 한일웅 한효준 채희재
그래픽 : 김승욱 박진수 노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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