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만화’ 둘리·까치도 검열 칼날 맞았다
2017-06-05 20:07 문화

군사정권 시절, 만화는 사회악으로까지 지목돼 탄압에 시달렸는데요,

둘리와 까치 등 과거 억압을 받았던 만화들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되새겨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김범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공포의 외인구단,

주인공의 표정이 어둡고 우울해 보인다며 눈동자를 그려 넣으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어른에게 반말은 안 된다는 검열에 주인공이 공룡으로 바뀌는가 하면 '0점 동자'라는 제목이 저속하다며 뜬금없이 연재가 중단되고, 여자가 남자에게 물을 뿌렸다며 표지가 바뀌기도 합니다.

정부가 휘두른 검열의 칼날 때문입니다.

시사만화는 더 큰 압박에 시달려, 이승만 정권을 비판한 김성환 화백은 지금 가치로 500만 원에 이르는 벌금까지 냈습니다.

[박기준 / 원로 만화가]
"협박 전화가 걸려오고 밖에 나가면 안기부 직원이 따라다니고 웃지 못할 검열로 아주 재미없는 만화가 양성됐습니다."

1967년엔 만화가 사회 6대 악으로 규정돼 정부 심의 없는 출판은 금지됐고, 불량만화 추방이라며 만화 화형식이 연례행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젊은 관객들은 그저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이재현 / 서울 노원구]
"창작의 자유를 탄압하고 그런 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암울했던 검열기를 겪은 원로 만화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만화계가 더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이번 전시엔 검열로 폐기됐던 만화 원고 등 40점이 선을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영상취재: 이승훈
영상편집: 김지윤
그래픽: 박정재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