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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구치소에 넣어준 정신질환 책들
2017-07-12 19:51 사회

김 양은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널A 취재 결과 김양은 구치소 안에서 부모를 통해 정신질환과 관련된 책을 여러권 전달받았습니다.

감형을 받기 위해 일부러 정신질환에 대한 연구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김유림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그날의 상처는 여전합니다.

[현장음]
"여기서 핸드폰 빌려달라고 해서 그 납치범이 집가서 납치한 거래요." "집 가서 죽인 다음에 어떤 사람한테 팔아서 옥상에다 놨대요."

시신 일부를 찾지 못할 정도로 참혹하게 살해된 초등학교 2학년 어린 딸. 행복했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가족들은 도망치듯 마을을 떠났습니다.

[동네 주민]
"머리 길고 예뻤어요, 애기가 가냘프고. 사람들이 이사가는 날 다 쳐다보고 마음 아파했지."

가해자인 17살 김모 양은 의사를 꿈꾸던 소녀였습니다. 그러나 평소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의 가까운 친구가 없었습니다.

[○○여고 교장]
"(김 양과) 가까이 지낸 애가 없었어요. 애들로부터 나온 이야기는 엎드려 자면서 코를 골고 잤대요. 수업에 방해가 돼서 혼도 나고 수업시간에."

여고를 중퇴한 뒤 다녔던 바리스타학원에서도 역시 외톨이였습니다.

[바리스타 학원 관계자]
"중퇴를 한 애다. 집에 있는데 취미 겸 해서 배우려고 한다. 말이 없었기 때문에. 조용히 말도 없이."

김양의 아버지는 인천에서 개인병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건 이후 병원은 문을 닫았습니다.

[병원 인근 주민]
"할머니들 많이 가고 물리치료 받으러. 닫은 지는 꽤 오래 됐어요. 밤에 철거해가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던 취재진은 가까스로 김양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가해자 김 양 아버지]
(채널A 김유림 기자라고 하는데요 **이 사건 때문에 전화드렸습니다)
할말 없습니다

김양은 피해자의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습니다.

김양 아버지의 의사라는 직업, 그리고 범행방식의 잔인성 때문에 평소 김양이 동물을 상대로 해부연습을 해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김양의 아버지는 극구 부인했습니다.

[가해자 김 양 아버지]
(김 양이 예전에도 잔혹하게 뭘 해치거나 한 적이 있나요?)
다 거짓말이에요. 얼마나 동물을 예뻐하는데. 제가 집에 해부학 책을 놓지 않아요.

그러나 17년 간 범죄심리를 분석한 전직 프로파일러는 예행연습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권일용 / 전직 프로파일러(국내1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리허설 같은 게 있지 않았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준비하는 이런 단계가."

두 가지 인격이 자신의 내부에 존재한다며 심신미약상태임을 주장하는 김양.

그러나 취재진은 의심가는 대목들을 발견했습니다.

김양의 부모는 거의 매일, 50번 넘게 면회를 갔습니다.

[가해자 김 양 아버지]
"(구치소에서)맨날 울고. 이제 정신차려서 반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엔 제정신이 아니더니."

그런데 김양은 면회를 통해서 정신질환 관련 책 여러 권을 전달받았습니다.

이 책들은 과연 왜 필요했을까.

[김병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감형을 위해 정신과 질환을 핑계로 말맞추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김양 부모의 태도 역시 이해하기 힘듭니다.

사건 직후 딸이 자퇴한 고등학교에 전화를 걸었는데, 사건이 알려진 걸 항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고 교장]
병원을 안 닫은 이유가 각종 의료기구 리스를 했는데 3년 동안 갚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된다나. 그래서 내가 뭐랬냐면
'내가 그거 저한테 하실 말씀 아니고 전 그 부분 관심 없습니다.'

그날 이후 피해자 가족은 숨도 쉬지 못할 정도의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정에 나온 김양은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재판 방청인]
"제가 봤을 땐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나 아이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전혀 떨림도 없고 항상 차분하고 표정의 변화가 없었어요."

[가해자 김 양 아버지]
(피해자 가족들한테 어떤 마음이 드세요)
정말 죄송스럽고요
사과드리려고 하는데 그 분들이 만나주질 않네요.

수사는 일단락되고 김양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아직도 밝혀야할 의혹은 너무나 많습니다.

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연출 이민경 최승희
글 구성 남윤지 이소연
그래픽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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