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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돌고 도는 입시…속끓는 학생들
2018-06-04 19:55 뉴스A

교육부가 결정하지 못한 3년 뒤의 대입 정책이 대통령 자문 기구를 거쳐 국민들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돌고 돌아 제 자리'라는 비판이 거센데요.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김민지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김상곤 / 교육부 장관(지난해 8월)]
"최종적으로 개편을 유예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김상곤 / 교육부 장관(지난 4월)]
"숙의 공론화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열린 안을 오늘 국가교육회의에 제시하고자 합니다."

[김진경 /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장]
"현행 수시 정시 분리 체제를 유지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할 계획입니다."

[대입 개편 국민 제안 열린마당 이화여고, 지난달 17일]

토론회장 밖에서부터 벌어지는 날카로운 신경전.

"우리는 김상곤 아웃을 주장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뒤에 이렇게 있으면 메시지가 섞여요!

"(교육부에) 찍힐까봐요?"

전국 네곳을 돌며 열린 토론회에서는 2천 5백건 넘는 대입 개편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학부모] 학종 반대
"학교 복불복 너무 심합니다. 선생님 복불복 너무 심합니다! 도대체 생기부(생활기록부) 신경 써주시면서 학종(학생부종합전형) 원하시는 겁니까?"

[고교 교사] 정시 확대 반대
"한번 수능 시험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는 게 공정한 겁니까?"

획일화된 학력고사의 폐단을 바로잡겠다며 1994년 수능이 도입됐고, 3년 뒤 수시 전형이 추가됐습니다.

정시를 보완하겠다던 수시의 비중은 점점 커졌고, 오히려 정시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그러나, 다양해진 수시 전형은 '금수저 전형'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수능을 절대 평가로 바꾸려했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정을 미뤘습니다.

이 개편안은 7개월 간 교육부에 머물러있다 '국가교육회의'란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로 넘어갔습니다.

[안선회 / 중부대 교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국민 여론으로 대입 제도를 결정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꼼수를 부리는 거다."

국가교육회의는 한달여 만에 공론에 붙일 대입 개편안의 쟁점들을 발표했습니다.

수시-정시 통합 여부는 빠졌고, 나머지 쟁점들에 대한 결정은 두달 뒤에 내려집니다.

[김민지 기자]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대입 정책의 방향이 오는 8월 나오는데요. 이견이 첨예했던 수시 정시의 비율과 수능 평가방식 등이 결국 공론화 범위로 설정됐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도 결정하지 못했던 난제를 400명의 시민 참여단이 짧은 시간 안에 결론내야 합니다."

검토와 연기를 거듭하며, 정작 중요한 결정을 미루는 교육부의 처사에 학부모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이OO / 중3 학부모]
"너무 촉박하잖아요. 몇 달 안 남았는데 이제 한다는 거는 여태까지 뭐한 거지? 어떻게 하라는 거지, 답답하죠."

공론화 위원회는 지방 선거 이후 학부모와 교사, 입시 전문가들과 함께 시나리오 네다섯개를 만듭니다.

전화 조사를 통해 연령별 성별 권역별로 시민 참여단 400명을 뽑습니다.

이 4백명은 합숙 토론까지 해가며 다음달 말 쯤 설문 조사로 권고안을 마련합니다.

원전 공론화위원회와 똑같은 방식입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임상문 / 대구시 중구]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통해서 정책을 결정 한다는 것은 긴 안목에서 보면 바른 방법이 아니죠."

[김민아 /서울시 서대문구]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니까 공론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이 난다해도,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규민 /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반대편에 있는 이해 관계 당사자들이 그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김영식 / 좋은 교사 운동 대표]
"어느 한 쪽을 만족시키는 결론을 내리긴 어려운 상태다, 다시 또 하나의 분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

[임성호 /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책임 소재가 다시 국민한테 넘어가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죠."

어른들의 이런 다툼을 당사자인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재연 / 경민고2]
"어떻게 정해질지 몰라서 계속 바뀌잖아요. 교육 제도가. 그래서 불안해하면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곽준환 / 방산중3]
"차라리 각 학교별로 모든 학생들의 실태조사 같은 걸 해서 결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육부는 공론화 방식에 대한 따가운 비판에 이런 해명을 내놨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왜 결정은 못하냐. 국민한테 왜 포퓰리즘으로 물어보냐 이렇게 하는데, 국가교육회의가 더 전문가니, 한 번 더 가미를 해 달라는 거지 다른 의미들은 아니지 않습니까."

학생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복잡다단한 과정들을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유정 / 보성여고2]
"꿈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는 개편안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채널 A 뉴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연출 송 민
구성 고정화 김대원
그래픽 전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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