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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해 싸웠지만 ‘찬밥신세’…외로운 사투
2017-04-18 19:54 사회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전장으로 나서는 건, 다치거나 죽더라도 조국이 나를 잊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어서겠죠.

그런데 여기 한 군인이 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부상을 당했는데,

국가와 외롭게 싸우고 있습니다.

김유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해병대 하사로 복무 중이던 박성요 씨.

훈련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포탄이 떨어지면서 포탄 파편이 허벅지를 관통하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함께 있었던 후임병 문광욱 일병은 전사했습니다.

[박성요 / 연평도 포격 전상자]
"저와 근무했던 대원이 죽어서 그게 계속 생각나서… 포탄 소리만 들으면 그 때 일이 계속 떠올라서"

전역 뒤에도 폭발음 환청이 들리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 박 씨.

직장도 그만두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박 씨는 지난 2015년 보훈처 국가유공자 심의에서 탈락됐습니다.

[인천지방보훈청 관계자]
"장애등급이 7급이 나와야 국가유공자 등록이 되거든요. 다친 것은 인정이 됐는데 장애등급에 기준이 미달되어서"

박 씨는유공자로 인정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냈고, 최근 1심 법원은 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보훈지청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다시 국가를 상대로 긴 법정 싸움을 벌여야하는 상황.

[박만배 / 박 씨 아버지]
"(행정소송에) 3년이라는 시간을 뺏은 것도 억울하고 안타까운데… 항소를 하면 1~2년이라는 시간이 또 지나가버리고…"

국가유공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와 교육, 취업지원을 받을 수 없는 박 씨는 현재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비를 벌고 있습니다.

[박성요 / 연평도 포격 전상자]
"꼭 이 나라에서 살아야하나 이 생각도 들고. 다른 나라 같으면 이렇지 않을텐데 이런 생각도 들고... "

연평도 포격 당시 부상자는 모두 16명.

이 가운데 박 씨를 포함해 5명은 아직까지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김유빈 기자 eubini@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배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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