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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전쟁’ 가뭄에 비명…“돈주고 처음 물 샀다”
2017-05-30 19:47 사회

가뭄 때문에 농사를 못 짓는 것은 물론이고 마실 물까지 없어 고생하는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생전 처음 돈을 주고 물을 사먹는 주민들도 있다고 합니다.

김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굴착기가 논두렁 옆 하천을 파헤칩니다.

[연제철 / 경기 안성시 금광면]
"모심어 놓고 타죽는데 어떡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하천을 파보는 거죠 "

"며칠 전 모내기를 마친 논입니다. 지금은 물이 없어서 갈라졌고 벼는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누렇게 떴습니다."

하지만 농업용수는 둘째치고 당장 먹는 물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

100여 명이 사는 마을에, 식수난이 시작된 건 지난 3월.

상수도는 저녁 7시면 끊기고, 다음날 아침 6시나 돼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탱크입니다. 현재 물이 절반 정도 차 있는데요. 물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급수뿐입니다."

급기야 난생 처음 물을 사 먹기도 하고,

[현장음]
(산 적 있으세요) "없어, 1월 봄부터 사다 먹는 거지"

수돗물이 부족하다보니 몇년 동안 방치했던 우물을 다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이 부족해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갑니다.

[박종율 / 경기 안성시 금광면]
"(집안) 화장실 사용 못 하고 바깥 화장실 있지? 옛날 그걸(화장실) 사용하는 거지"

상황이 심각하자 안성시는 18억 원을 들여 지하 100미터 아래 우물 28개를 뚫기로 했습니다.

[안성시 관계자]
"읍면 별로 가뭄 극심한 지역을 기준으로 배분했어요. (정확히) 어디 몇 개는 아직 결정 난 게 아니라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경기 가평지역 마을 2곳도 급수차만 애타게 기다립니다.

벌써 넉 달 넘게 급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현금식 / 가평군 상수도사업소]
"지하수원이 부족해지고, 비가 조그만 안 오면 이런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물이 없다고.

피해지역 주민들은 마른 수건을 짜내는 심정으로 가뭄을 견디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영상취재: 박영래 박재덕
영상편집: 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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