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표준이력서 권고 10년…기업들 여전히 ‘외면’
2017-05-30 20:05 사회

키, 몸무게에다 주량까지 적어내야 하는 이력서 때문에 면접 때 곤란한 질문 받으신 취업준비생들 많으시죠.

정부가 10년 전 개인 신상 대신 직무 적합성 위주로 작성하는 표준이력서를 시행하도록 권고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박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한 여행업체에 취직해 1년 3개월 동안 일했던 26살 여성 김모 씨.

최근 국내로 돌아와 이직하려고 이력서를 쓰다 깜짝 놀랐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요구하는 증명사진부터 주민등록번호, 아버지 직업까지 빼곡히 써야했던 것.

[김모 씨 / 국내기업 이직자]
"면접에서 주량을 물어본다든가 아버지가 어떤 일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도 있었고 … 내 자신이 아닌 뒷배경을 물어보는 느낌."

"지난 2007년 고용노동부가 사용할 것을 권고한 표준이력서입니다. 이렇게 지원자의 사진을 부착하는 공간이 없는데요, 개인정보가 채용 평가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이력서에는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기본적인 신상과 경력사항만 적을 수 있고 성별은 물론 개인 신상은 기입할 수 없습니다.”

60년 동안 사용했던 이력서 양식을 버리고 표준이력서를 도입한 기업입니다.

증명사진과 출신학교, 어학 점수를 쓰던 자리가 사라지고 지원자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적습니다.

스펙 대신 직무 적합성만 따져 선발하다보니 신입사원들의 만족도는 높고 이직률도 25%에서 4% 정도로 뚝 떨어졌습니다.

[박해원 / ○○공업 사원]
"대학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회사에서 견적을 처리하거나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도 이력서 양식에서 사진을 없애면서 변화를 시도하지만 아직 표준이력서를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라 강제성이 없기 때문.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채용 이력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공기관 73곳 가운데서도 한국관광공사 단 한 곳만이 표준이력서를 준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박지혜 기자 sophia@donga.com
영상취재: 조승현 한효준
영상편집: 김지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