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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본사가 잘못…가맹점이 덤터기
2017-06-29 19:52 뉴스A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이 성추행을 하고, 또 가맹점을 괴롭힌 경영자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갑질,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가맹점을 하수인 정도로 여기는 '갑질' 실태, 김유빈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피자연합'이라는 생소한 간판이 걸린 건물.

내부로 들어가보니 조리도구와 포장지가 널려 있습니다. 이미 영업을 중단한 피자가게입니다.

[주변 상인]
"(언제부터 안 한 거예요?) 몇 달 됐어.
(왜 안하는 거예요?) 사장님이 없어… 멀리 갔어. 하늘나라로 갔어…"

피자집을 운영하던 42살 이모 씨.

성공을 꿈꾸던 자신의 일터에서 지난 3월 삶을 포기했습니다.

[김상열 / 인천 중부경찰서 형사]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문을 따고 들어갔고요. 유서는 없었어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9년 전 미스터피자 가맹점을 시작한 이 씨.

그러나 재료값 폭리와 광고비 떠넘기기 같은 갑질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결국 지난해 가맹계약을 끊고 다른 가맹점 주인들과 협동조합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유춘성 / 인근 상인]
""미스터피자 왜 관두시고 이거 하세요?" 하니까 "심적으로 편하고 경제적으로도 좀 더 여유로워졌다"고…."

그러나 그 뒤에도 본사의 갑질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방법은 '보복출점'이었습니다.

이 씨의 매장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거리에 직영점을 연 것.

또 다른 피자연합 매장 근처에도 보복출점이 자행됐습니다.

[미스터피자 동인천점 직원]
"(본사로부터) 얘기 들은 것은 하나도 없고요. (직영점) 오픈 한다니까 가서 일 해라… 저희는 드릴 답변이 없고요."

[김유빈 기자]
"가맹점주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검찰은 최근 미스터피자 본사를 압수수색해 실제로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이 있었는지 수사에 나섰습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90도로 허리를 굽힌 미스터피자 회장.

[정우현 / 미스터피자 전 회장]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논란이 되고 있는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즉시 폐점 하겠습니다."

그러나 뒤늦은 사과를 받아들이기에는 가맹점주들의 상처가 너무 깊었습니다.

미스터피자같은 보복은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업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수준.

본사와 가맹점의 분쟁 건수도 3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서홍진 / 전국 가맹점주협의회 국장]
“(프랜차이즈는)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가맹본부의 목소리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

호식이치킨을 팔던 전국 1천여 개 가맹점.

본사 회장의 파렴치한 행동 때문에 힘겨운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호식이치킨 가맹점주]
"매출이 30% 줄었는데… 그 양반 때문에! 서울은 반토막 났어"

본사는 영업 부진을 타개한다며 가맹점에 제공하는 닭 가격을 2000원 정도 낮췄습니다.

그러나 점주들의 마음은 돌아설대로 돌아섰습니다.

[호식이치킨 가맹점주]
"지금 닭 값을 내려준 것도 솔직히 반갑지가 않아요. 어차피 나중에 가서 잊혀질만 하면 그만큼 폭리를 취할 테니까."

본사가 만든 사과 전단지는 점주들을 더욱 화나게 했습니다.

[호식이치킨 가맹점주]
"저희는 전단지 (배포) 작업을 못하겠어요. 아니 일은 자기네가 다 저질러놓고 저희가 그걸 무슨 낯으로 돌려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한 관련법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맹점의 이미지 훼손 행위를 금지하고 경영진의 잘못으로 손해가 생기면 배상해주는 내용입니다.

[김관영 / 국민의당 의원]
"불공정한 시장관행을 개선하고 보다 대등한 지위로 가맹점주들을 올려놓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생겼다고…"

하지만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가맹점을 하청업체 정도로 여기는 본사의 잘못된 인식입니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서를 분석해보니 가맹점에 족쇄를 채운 조항은 수두룩했지만 본사의 잘못을 규제하는 조항은 겨우 3개에 불과했습니다.

[황보윤 /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
"본질적으로 가맹본부와 가맹지점이 동반성장, 상생하는 이런 마인드보다는 갑을관계가 가맹거래안에도 투입돼서…"

갑질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고개숙이는 각도가 커지는 경영진들.

그러나 가맴점주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김유빈 기자 eubini@donga.com
연출 이민경
글구성 남윤지 이소연
그래픽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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