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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일상 생활이 달라졌다”…금융권 흔드는 ‘카카오뱅크’
2017-08-17 19:58 뉴스A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200만 개가 넘는 계좌가 개설됐고 예금과 대출을 합치면 벌써 2조 원이 넘습니다.

박준회 박건영 기자가 카카오뱅크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엄마 은행 다녀올게”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을 찾은 50대 주부 서정숙 씨.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힙니다.

[은행 직원]
"최근 대포통장이라든지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을 위해서 금융거래 목적 확인 절차가 있습니다."

[서정숙 / 주부]
"그냥 공과금 관리비 납부 이렇게만 쓸까요?"

집에서부터 은행에 도착해 신분증 대조, 서류 검토까지 걸린 시간만 40여 분.

[은행 직원]
"금융거래 목적 서류를 안 가져오셨기 때문에…"

정작 통장은 만들지도 못했습니다. 20대인 기자가 새 입출금 통장을 카카오뱅크에서 만들어 봤습니다.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입출금 통장 개설부터 체크카드 신청까지 6분이 걸립니다. 공인인증 같은 복잡한 절차도 없습니다.

카카오뱅크의 편리함은 우리 주변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SNS에서 눈여겨본 사과를 공동구매하려는 주부 류미경 씨.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자의 계좌번호를 받은 뒤 곧바로 송금합니다.

서울에 사는 이동수 씨는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카톡 문자 한 통으로 용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펙트] 엄마 용돈 보냈어요.
"고마워 아들”

여자친구를 위해 꽃을 구입하려는 대학생 이정훈 씨. 지갑이 없어도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문제없습니다.

이런 편리함 덕분에 카카오뱅크는 출범 15일 만에 계좌 개설 건수가 228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카카오 뱅크 열풍의 또다른 원동력은 쉽고 빠른 대출입니다.

카카오뱅크의 최저금리는 연 2.86%로 한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 입니다.

똑같이 1억 원을 빌릴 때 카카오뱅크에 내는 1년 이자가 269만 원 더 적습니다.

[황은재 / 카카오뱅크 관계자]
"최대 8등급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5분 내에 본인의 한도를 확인할 수 있게끔 설계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름간 카카오뱅크에서 8천억 원이 넘는 대출이 이뤄졌습니다.

[황은재 / 카카오뱅크 관계자]
“'은행 서비스는 원래 불편해'가 아니라 은행 서비스를 좀 더 편하게.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겁니다."

[박건영 기자]
카카오뱅크는 계좌 개설, 송금, 대출 과정에서 시중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박준회 기자]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계좌를 쉽게 만들 수 있어 대포통장처럼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고 간단한 절차로 이뤄진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카카오뱅크 대출자 가운데 소득이 적거나 불안정한 20대 이하 대출자가 전체의 20%나 됩니다. 5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대출 비율도 절반 정도 돼 대출 부실화가 지적됩니다.

계좌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 금융범죄에 활용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수호 / 인천 부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더이상 오프라인 계좌 통해서 돈을 편취할 수가 없으니까 온라인 계좌를 개설해서 계속 편취 행각을 하다…"

40대 직장인 A씨는 중고 카메라를 사려고 인터넷 은행인 K뱅크 계좌에 돈을 보냈다가 사기를 당했습니다.

[사기 피해자]
"(계좌) 조회해봤더니 피해 이력이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바로 입금했죠. 그리고나서 연락 끊고 연락이 안 됐던 것이죠."

시스템 오류나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같은 부작용과 우려에도 카카오뱅크는 이미 대세입니다. 시중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카카오뱅크 열풍에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5대 시중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05%p 낮아졌습니다. 은행들은 점포 수를 줄이고 인터넷뱅킹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기술적인 부분들이 그쪽(인터넷 은행)하고 맞춰지기 때문에 기술발전이 되는 부분에서 계속해서 서비스가 개선되어 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한국 금융의 미래상이라고 분석합니다.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많아지니까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요. 24시간 비대면이 가능하고…"

카카오뱅크 열풍이 한국금융의 혁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채널A 뉴스 박준회입니다.

연출: 이민경
글·구성: 남윤지 이소연
그래픽 : 김민수 양다은
영상취재 : 이승헌 조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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