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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못 구해 죄송해요” 손녀 소방관의 슬픔
2018-01-31 19:52 사회

화재 병원 안에 할머니가 있다.

현장에 출동했지만 나의 자리를 지켜야 했다.

이렇게 눈 앞에서 할머니를 보내야 했던 젊은 소방관는 고개를 떨궜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친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따라 소방관 엄 씨가 묵묵히 빈소를 나옵니다.

손녀 소방관은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손녀는 세종병원에 할머니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지켜야 했습니다.

[엄 씨 / 밀양소방서 소방관]
"할머니 걱정이 됐고요. 그렇지만 저는 일을 해야 하니까 일을 하면서도 할머니 생각이 머리엔 계속 있었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할 수 있었던 게 많지 않았고 다른 희생자들 모습을 보면서 엄 소방관은 내내 마음의 짐이 컸습니다.

[엄 씨 / 밀양소방서 소방관]
"아무래도 현장에서 제가 할머니 위해서 할 수 있었던 일이 좀 없어서 그게 좀 마음이 무거웠고요. 다른 분들도 안타깝고."

항상 다정한 말로 손녀를 위로했던 할머니 생각에 엄 씨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합니다.

[엄 씨 / 밀양소방서 소방관]
"다정하시고 좋으신 분이셨어요. 얼마 전 뵀을 때도 나이 드셔가지고 그 모습이…"

할머니를 보내드렸지만 소방관으로서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엄 씨 / 밀양소방서 소방관]
"소방이라는 직업 특성이 제가 다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다 극복하고 시민들 위해서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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