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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중국의 ‘5계단 밑’…한국축구, 왜
2017-11-03 19:58 사회

요즘, 한국 축구 보면서 답답해 하는 분들 많죠.

15년 전엔 월드컵에선 4강 신화도 썼는데 왜 이렇게 못할까요.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이범찬 기자가 '더깊은 뉴스'에서 집중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헌장음]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맥빠진 한국 축구, 분노한 팬들은 축구협회에 사망 선고를 내렸습니다.

[우병철 /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대표]
"한국 축구는 분명히 죽었습니다."

급기야 김호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사퇴했습니다.

왕년의 스타였던 김호곤 전 위원장, 사퇴 전 국정감사장에서 쏟아지는 질타에 고개를 떨궜습니다.

[김호곤 / 축구협회 전 기술위원장]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어떠한 비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15년 전, 월드컵 4강 신화로 비상했던 승리의 한국 축구가 이제는 '지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전임 슈틸리케 감독의 진단을 받으러 그가 활약 중인 중국을 찾았습니다.

[이범찬 기자]
" 10월 FIFA랭킹에서 한국은 62위로, 57위의 중국보다 5계단이나 낮았습니다. FIFA랭킹이 생긴 이후로 중국이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경질된 후 중국 슈퍼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러 이곳 톈진 테다 구단의 훈련장에 왔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과만 재촉하는 한국 축구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슈틸리케 / 전 축구대표팀 감독]
"아무도 안 믿어줬습니다. 제 소속의 코치는 한 명만 허락 받았습니다. 기술위원장이 신태용을 (코치로) 제안했습니다. 한국은 인내심이 없었습니다."

계획 없는 축구 행정도 꼬집었습니다.

[슈틸리케 / 전 축구대표팀 감독]
"(축구협회는) 장기 계획이 없습니다. 2경기, 2달 이렇게 짧게 봅니다. 4년 동안 동일한 스태프를 유지한 적이 없습니다."

축구협회가 투지만 강조하던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호 / 1994년 미국 월드컵대표팀 감독]
"제가 19살에 서울에 와서 지금까지 협회가 비대해지기만 했지, 변화가 많지 않다는 거죠. 협회가 모든 걸 다 쥐고 있다 보니까
발전이 안 된다는 거지…“

팬들도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강석구/ 안산시 상록구 ]
"축구협회 대처가 너무 축구 팬들하고 괴리가 있지 않나… ."

[현장음]
"유효 슛을 경기당 4개밖에 못 해요."
(슈틸리케가… 그래도 신태용보다 높네요.)
"그러니까, 신태용 호는 뭐했어."

슈틸리케를 넘어서겠다던 신태용 감독의 성적표는 더 참담했습니다.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를 분석해보니 골, 유효 슛, 슛 정확도, 패스 등 주요 수치는 오히려 나빠졌습니다. 

팀의 주축인 손흥민의 힘도 빠졌습니다.

슈틸리케 시절의 손흥민은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신태용 호에선 수비적으로 바뀌었고, 활동 반경도 분산됐습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은 동료들의 날카로운 패스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선수가 없습니다.

벤치만 지키는 해외파들도 문제입니다.

[신문선 / 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학과 교수]
"유럽파들도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거의 없어요. 중국 리그 선수도 제도가 바뀌면서 출전시간이 거의 없어요. 그럼 나아질 게 뭐가 있을까요?"

해외파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김병지 /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
"공격은 유럽파고, 지금 중앙 수비수는 주로 중국파로 돼 있고 골키퍼는 일본파로 돼 있어요. 그런 조금 어색함? 이런 것들이'원팀'으로 가는데 상당히 괴리감이 생겼었는데… " 

7년 전,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조직력도 사라졌습니다.

[허정무 /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감독]
"초반에는 약간 불안했거든요. 근데 가면서 점점 선수들이 좋아졌고 그런 원동력은 역시 이영표, 박지성, 김남일 이런 선수들이 참 좋은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무너진 정신력을 추스를 시간도 부족합니다.

[박지성 /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
"자신감을 개인뿐만 아니라 팀으로서 얼마나 빨리 찾느냐, 그런 부분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찾는 게 가장 최우선이 아닐까…"

러시아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7개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축구 팬들은 한국 축구가 다시 한 번 날아오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이범찬입니다.

이범찬 기자 tiger@donga.com
연출 : 송 민
글 구성 : 지한결 이소연
그래픽 : 김민수 양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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