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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불편한 동행
2017-12-28 19:29 뉴스A

[리포트]
검찰과 경찰의 수장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를 함께 본 것,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배혜림 법조팀장과 뉴스분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키워드 먼저 소개해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불편한 동행'입니다. 영화 1987에는 문무일 검찰총장과 이철성 경찰청장이 나란히 앉아서 보기에는 불편한 장면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분석에서 자세한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1. 배 팀장, 두 사람에게 특히 불편해했을 영화 속 장면, 어떤 것입니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이 이를 은폐하려고 서둘러 시신을 화장하기로 결정하는 장면인데요, 이후 검사의 지휘로 무산되는 모습, 영화로 직접 보시겠습니다.

“태우라우”
“어떤 아버지가 서울대 다니는 아들 시신도 확인 안 하고 화장을 하라고 그러나? 어?”
“모양새 좋게 갑시다”
“법대로”

마지막 장면에서 검사가 들고 있는 종이는 시신을 화장 대신 부검하라고 지휘하는 문서입니다.

영화에는 언론, 부검의, 교도관 등 은폐된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이른바 '87년 체제'를 만들어내는 과정들이 담겨있는데요, 경찰의 가혹행위에 첫 제동을 거는 검사의 모습, 아마도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더 불편한 장면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그렇네요. 게다가 지금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잖아요?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1호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국 민정수석은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수사권 조정을 직접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경찰 내 인권 침해 요소가 방지돼야 한다는 것을 단서로 달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1987을 보고 있으면, '경찰의 인권보호' 수준이 어느 정도로 개선됐는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3. 저 당시엔 경찰의 인권 침해가 문제였다면, 꼭 30년이 지난 지금, 화두는 '검찰 개혁'이잖습니까?

1987년 이후 경찰과 군, 안기부 등 권위주의 시대의 권력기관들의 인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찰이 권력기관으로 급부상하게 됐죠. 이른바 ‘1987년 체제’ 이후 30년 동안 검찰의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검찰 힘빼기'의 필요성이 대두돼 온 것입니다.

4. 오늘 문무일 검찰총장과 이철성 경찰청장 영화를 보며 저마다 고민이 깊었을 것 같은데요,

문무일 총장은 지난 7월 취임한 직후 경찰청을 직접 찾아가 이철성 청장을 만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검경 수사권 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그 장면 보시겠습니다.

[이철성 / 경찰청장 (7월 28일)]
(만남은 어떻게 성사가 된 건가)
“저도 취임축하 말씀을 드렸고, 그러면서 이제…”

하지만 역시나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는데요, 오늘 두 사람이 만난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 개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는데요, 문무일 검찰총장은 "우리 시대의 인권 영화"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광장에서 이뤄낸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 수사기관의 권한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배혜림 법조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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