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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역습①]알바 대신 무인주문기 ‘고용’
2017-12-28 19:49 뉴스A

내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천 원 넘게 오릅니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한 이래로 가장 큰 폭의 인상액인데요.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 463만 명이 혜택을 볼 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인건비 압박에 부담을 느낀 고용주들이 사람이 할 일을 기계로 대신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최저임금 연속기획 첫 번째 시간, 홍유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당에 들어선 손님이 기계 앞으로 향합니다.

메뉴를 선택해 결제를 마치자,

[현장음]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주방에 자동으로 주문이 접수됩니다. 보름 전 개업한 이 식당은 직원을 뽑는 대신 무인주문기를 설치했습니다.

[강진석 / 무인주문기 사용 자영업자]
"(기계가) 사람 한 명 정도 역할을 하는데, 그렇게 봤을 때 (비용 차이가) 10~15배라고 판단이 됩니다."

하루 8시간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면 최저임금만으로도 월 155만 원을 줘야 하는데 무인주문기는 10분의 1 비용으로 하루 24시간 주문과 결제를 맡길 수 있습니다.

이 도시락 체인점은 지난해 2대였던 무인주문기를 올 들어 5대로 늘렸습니다.

대신 종업원은 크게 줄였습니다.

[이현석 / 무인주문기 사용 자영업자]
"인력을 줄일 부분이 제조보다 서비스적인 부분이 많아요. 기존엔 21~23명 정도였는데 현재 14~15명 (입니다.)"

고객들도 무인주문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엄윤효 / 경기 김포시]
"물어보니까 기계로 주문한다고 해서 '여기도 바뀌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소식이 알려진 뒤로 무인주문기 판매·임대 회사에는 설치 상담이 3배로 늘었습니다.

[서보라 / 무인주문기 판매·임대업체 팀장]
"'이제 (최저 임금이) 오르는데 어떻게 도입하면 되냐'고 문의가 갑자기 늘어났어요."

패스트푸드점과 주유소 등은 무인화가 이미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누리기도 전에 일자리가 사라지는 걸 지켜보는 구직자들은 당혹스럽습니다.

[아르바이트생]
"무인결제 시스템이 있으면 조금 더 인력적인 부분에서 인력감원을 시킬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니까."

노동 취약층을 위한다는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이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유라입니다.

홍유라 기자 yura@donga.com
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손윤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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