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여름 태풍이 불던 날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납치해서 성폭행한
고종석에 대해 사형이 구형됐습니다.
오늘 열린 공판에선
이 어린이가 직접 쓴 편지를
엄마가 대신 읽었는데
그 내용이 법정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광주일보 양세열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풍 덴빈이 상륙한 지난해 8월 30일 새벽.
고종석은 전남 나주의 한 가정집에서
8살 A양을 이불째 납치해 성폭행하고
목을 조른 뒤 다리 밑에 방치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결심공판이 열린
광주지법 201호실.
A양의 어머니는 딸이 서툰 글씨체로
써준 편지 한장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 아저씨가 또 데리고 갈까봐 무섭다며
자신을 죽이려 했던 아저씨를
혼내달라는 내용이었고
특히 많이 혼내달라는 표현이 세 차례나
반복됐습니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이 '엄마 뱃속으로 다시 넣어 달라'거나
'아저씨가 목 조르는 게 자꾸 생각난다'는
말을 한다며 흐느꼈습니다.
편지가 낭독되자
담당 검사도 목이 멘 채
사형과 위치추적장치 30년 부착,
그리고 성충동 약물치료 15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사는 또 A양이 큰 수술을 두 차례나 받았고
한 살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이 큰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A양은 요즘도 비가 오면 많이 불안해하고
학교에도 가기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종석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1일에 열립니다.
광주일보 양세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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